시점 미정... “의대생·전공의 피해 볼 때”
한 시민이 20일 서울 소재의 한 의과대학 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정부는 의대 증원 배분 발표를 예고했고, 성균관대 의대 등 '빅5'병원 연계 대학 교수들은 집단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뉴스1
성균관대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겠다고 결정하면서, 모든 ‘빅5’ 병원과 연계 대학 교수들이 집단 사직에 동참하게 됐다.
성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의대 기초의학교실과 삼성서울병원 등 교수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전체교수회의를 열고, 사직서를 취합해 일괄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15일부터 19일까지 의대 및 병원 소속 교수 8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83.1%가 단체 행동에 찬성했고 이 중 3분의 2 이상이 자발적 사직에 동의했다. 제출 일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사직서를 우선 모은 뒤 △전공의나 의대생이 입는 피해가 현실화되는 시점 혹은 △다른 대학과의 공동 대응을 고려한 적절한 시점에 낼 방침이다.
비대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정부는 2,000명 증원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전세기를 띄울 예산으로 필수의료를 당장 살려내고, 일방적 정원 배정 대신 진정한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7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이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에 대해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치료할 것’이라고 발언한 데에 대한 반박이다.
이들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간절한 외침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고 다시금 강조하면서도, 전공의 사직으로 인해 수술 및 진료가 지연된 환자들에 대해선 “정부의 졸속 의료정책이 몰고 온 사태로 인한 일로,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성균관대 외 '빅5' 병원과 연계 대학 교수들은 이미 단체 사직을 결의했다. 서울대·연세대 교수 비대위는 오는 25일까지 취합된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겠다고 18일 발표했고, 울산대 의대는 지난 15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에서 다른 19개 대학과 함께 이달 25일 이후 대학 일정별로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가톨릭 의대 교수협의회도 지난 14일 총회를 열고 “정부가 계속 위압적으로 대응할 시 전체 교원 대부분이 동의하는 자발적인 사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국립대법인(서울대) △개신교 계열 재단(연세대) △천주교 재단(가톨릭대) △대기업 재단(울산·성균관대) 등 다양한 기반을 가진 대학의 의대 교수들이 모두 '일괄 사직'에 뜻을 모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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