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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협 "2000명 증원 철회해야 대화 가능"... 외래 축소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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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협 "2000명 증원 철회해야 대화 가능"... 외래 축소 강행

입력
2024.03.25 12:50
수정
2024.03.25 16:5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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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인력 등 2000명 교육은 불가능"
주52시간, 외래 축소 등 오늘부터 시행
"0명 요구 아냐... 사실 기반하면 수용"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이미 배정까지 끝난 의대 2,000명 증원 정책을 정부가 백지화하지 않는 한 사태 해결은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정부의 대화 제의에도 의대 교수들이 25일부터 예고한 집단사직이 현실화하고, 외래 진료가 축소되는 등 의료 대란이 확산할 조짐이 뚜렷하다.

전의교협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학 정원과 정원 배정의 철회가 없는 한 이 위기는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의 철회 의사가 있다면 협회는 현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정부가 발표한 2,000명 증원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현 정원보다 4배까지 증가한 충북대 의대와 부산대 의대 등 대부분 대학에선 이미 교육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원된 학생들이) 입학해도 적절한 교육 및 전공의 수련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부터 주 52시간 근무, 외래 진료 축소 등 예고한 대응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입학 정원의 일방적 결정으로 촉발된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누적된 피로 등으로 외래 근무 등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환자 및 응급환자 치료에 최우선적으로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원 전면 폐지가 아닌 숫자 조정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의대 증원 백지화는 '0명'이 아니다"라며 "당장 협회 측에서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긴 어렵지만 과학적인 사실과 정확한 추계, 현재 교육 여건 등에 기반할 경우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교협은 협의체 구성, 전공의 처벌 유예 등 정부가 제시한 대화 조건에 대해서도 "진일보한 제안이라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경계했다. 김 회장은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간담회를 거론하며 "입학 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하지 않았고, 현 상황을 두고 일반적 이야기만 나눴다"고 전했다.

협회 측은 이날 사직 의사를 표명한 교수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국 40개 대부분 의대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내기 시작했거나 사직을 결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낸 성명에는 19개 대학이 참여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근무 교수 233명 중 93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사직서가 제출되면 한 달간의 유예기간이 있어 그 전까지는 진료를 하고, 이 기간에 사태가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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