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10만 명 운집... "개전 후 최대 인파"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0만 명이 모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 인파다.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이날 예루살렘에 있는 크네세트(의회) 건물 인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약 10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정부가 목표로 내걸었던 '하마스 제거' '인질 구출' 등을 실현하지 못한 채 반년째 전쟁을 이어가는 상황을 규탄했다. "네타냐후 총리 사퇴" "우파 연정 퇴진" "조기 총선 실시" 등의 구호가 거리를 채웠다. 시위에 참여한 누릿 로빈슨(74)은 "이 정부는 완전히 실패했다. 우리를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 가족들도 시위대에 합류했다. 현지 언론들은 초정통파 유대교도인 '하레디'에 대한 병역 면제를 두둔하는 정부에 대한 분노가 시민들을 거리로 불러냈다고 분석했다.
일부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 아들인 야이르 네타냐후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외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야이르 네타냐후는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한 대규모 시위가 있던 지난해 초 출국했다. 현재는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호화 주택에서 운전사 및 경호원들과 머물고 있다고 TOI는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나 예루살렘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총선을 실시하는 건 인질 구출을 위한 협상을 마비시킬 뿐이고, 이를 가장 환영할 이는 하마스"라는 이유를 대면서다. "반유대주의 바이러스는 형태를 바꾼 채로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맞서 싸우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국민적 결집도 촉구했다.
시위대는 의회 인근에 텐트를 치고 나흘간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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