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이면서도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인도네시아가 종교 이슈로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오는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일정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종교부 통계(2022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인구는 약 2억8,000만 명이고 이 중 무슬림은 2억4,200만 명(8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가톨릭ㆍ개신교 신자도 약 9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인도네시아 정부 공식 프로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하원 의원(전체 572명) 중 약 15%는 기독교인이었다.
또 섬이 많아서 각 섬마다 주종교가 다르다는 점도 이채롭다. 2022년 기준, 발리섬의 경우 힌두교도(373만2,000명)가 이슬람교도(43만5,000명)보다 많고, 이스트 누사 텡가라 지역엔 가톨릭교도(297만2,000명)가 이슬람교도(52만4,000명)보다 많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다른 종교에도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 무슬림 중 49%는 “인도네시아를 더 긍정적으로 만든다”(Better)”라고 답했다. “부정적으로 만든다”(Worse)는 답변은 6%에 그쳤다. 개신교ㆍ천주교인은 67%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또 개신교ㆍ천주교인 중 84%는 “무슬림을 이웃으로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무슬림의 66%는 “개신교ㆍ천주교인도 나의 이웃”이라고 했다. 퓨리서치센터는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종교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종교 없음’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 어떤 종교든 종교를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 성인들은 모두 신분증에 자신의 종교를 기재해야 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9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2020년 9월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2022년 6월 당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교황의 방문 일정을 꾸준히 재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8월 파푸아뉴기니와 동티모르를 거쳐 9월 인도네시아를 찾을 예정이다. 교황 방문이 성사되면 성 바오로 6세(1970년)와 요한 바오로 2세(1989년) 이후 무려 35년 만이자 사상 3번째 교황 방문으로 기록된다.
다만 건강이 관건이다. 교황은 기관지 염증 등 건강 문제로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있어 장거리 해외 순방을 위해선 건강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 지난달 29일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부활절 행사 ‘십자가의 길’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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