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순증액 중 절반 3월에 유입
MMDA에도 지난달 19조 들어와
10일 美 CPI, 12일 한은 금통위 주시
시장에 단기 대기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금리 예상이 어려워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짧은 기간씩 돈을 굴리려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순자산총액은 4일 211조450억 원이다. 올해 들어 38조 원 이상 증가한 규모인데, 이 중 절반(약 19조 원)이 최근 한 달간 불어났다. MMF는 고객 돈을 모아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금리가 높은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되돌려 주는 상품이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예치해도 수익금을 받을 수 있는 대표 단기 상품이다.
소위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CD, 한국 무위험 지표 금리(KOFR) 등 단기 채권 금리를 일복리로 반영하는 상품이라 MMF처럼 단기 유동자금 투자처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의 개인 순매수액은 5,000억 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절반(2,428억 원)이 올해 신규 투자금이다. SOL 초단기 채권 액티브도 순자산 3,000억 원 중 1,000억 원이 최근 한 달 새 유입됐다.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MMF에 대응해 만든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잔액이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MMDA 잔액은 지난달 말 127조8,522억 원으로 한 달간 19조 원 급등했다. 이 기간 정기예금에서 13조 원가량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단기 상품 수요가 증가하는 데는 금리 불확실성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시장은 미국이 올해 3회 이상 금리를 내릴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최근 거시경제 지표는 일제히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물가 상승률 둔화 양상이 '울퉁불퉁(bumpy)'한 데다, 고용과 제조업황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탄탄하기 때문이다. 견조한 경제는 물가 상승 요인이다.
"4분기 1회 인하가 적정(라파앨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하다는 의견까지 나오는 가운데, 6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은 이날 50.8%(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로 쪼그라들었다. 시장은 일단 한국 시간 10일 발표하는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전년 대비 3.2%→3.4% 상승)에 부합할지,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며 얼마나 매파적인 메시지를 던질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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