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요일 밤 680억 원 모금
멜라니아 등장… 전력질주 추격전
행사 전 바이든, ‘두 배 우위’ 공표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격돌할 전·현직 대통령 간 후원금 모금 신경전이 치열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모금 행사 실적의 두 배를 목표로 잡자, 행사 직전 바이든 대통령이 “내가 가진 현금이 두 배”라고 자랑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요일인 6일(현지시간) 밤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자택 인근 팜비치에서 열린 공화당 고액 후원자 대상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재무장관이 될 수도 있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이 주최했다.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를 동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석자 약 120명 앞에서 45분간 연설했고, 5,050만 달러(약 683억 원)가 걷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팜비치 모금 액수, 바이든 지난주 행사 2배
팜비치 행사 모금 액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출신 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을 뉴욕 행사에 동원해 거둔 2,600만 달러(약 352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5,000만 달러 이상 모금하겠다고 장담했고 이를 달성했다. 기싸움을 건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 않고 응수했다. 행사 몇 시간 전 지난달 확보한 후원금(9,000만 달러·약 1,220억 원)과 1분기 말 기준 현금 보유액(1억9,200만 달러·약 2,600억 원)을 공표했다. 사흘 전 공개된 트럼프 전 대통령 측 현금액(9,310만 달러·약 1,260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바이든 캠프는 자신들의 탄탄한 소액 후원금 기반을 부각하며 “억만장자에 의존해 제한적인 데다 사법 비용을 대느라 현금이 쪼들릴 수밖에 없는 트럼프 측과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과 격차 좁히기 위해 전력"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격자 입장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당히 벌어진 바이든 대통령과의 자금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며 팜비치 행사를 앞두고 그가 이번 주 내내 공화당 고액 후원자들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의 후원자들을 상당수 흡수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 당시 자신에게 9,000만 달러(약 1,217억 원)를 후원한 ‘카지노 재벌’ 미리엄 애덜슨 등 몇몇 ‘큰손’은 아직 끌어들이지 못했다고 WSJ는 전했다.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굳히며 1인당 모금 가능 액수가 6,600달러(약 890만 원)에서 81만4,600달러(약 11억 원)로 대폭 늘어난 것은 긍정적 요소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에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다. 4건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돈 들어갈 곳이 더 많은 형편이지만, 한편으론 그런 처지가 모금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후원금이 트럼프 개인의 사법 비용 충당에 쓰일 것을 염려하는 큰손들을 안심시키는 것도 트럼프 캠프의 일이라고 WP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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