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4·10 총선을 치르는 현재까지 해결은커녕 난맥상만 드러내고 있다. ‘강대강’ 대치에 숨통을 틀 계기가 생긴 듯하면서도 다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실정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그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을 내부 검토하겠다”는 전향적 발언을 내놓아 한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지만, 대통령실이 즉각 “내부 검토된 바 없고, 향후 검토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바로잡았다. 앞서 대통령실과 복지부는 증원 규모 2,000명 조정 여부와 관련해서도 엇박자를 노출했다.
혼선은 의료계도 다르지 않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와 함께 총선 직후 합동기자회견을 예고했으나,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합의한 것 없다”고 일축했다. 의협 비대위는 결국 "이번 주 합동회견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동안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던 의대 교수와 의협, 전공의 등이 이번 사태 들어 처음으로 통일된 목소리를 내겠다고 나서고도 이조차 무산된 것이다. ‘의대 정원 감축’을 주장하는 초강경파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박 위원장과 이견을 보이며 “현 비대위원장 대신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혀 의료계 내분만 심화한 분위기다.
최근 겉도는 의정 대화에 가장 답답한 건 국민과 환자들이다. 좀처럼 돌파구를 열지 못하는 데엔 양측의 강경기조도 문제지만 입장과 논의가 일관성을 잃고 오락가락하는 게 더 큰 걸림돌로 보인다. 의료계가 마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식인 건 그렇다 쳐도, 이럴 때일수록 무겁고 일관돼야 할 정부까지 대통령실 말 다르고 부처 말 달라 난맥상을 증폭시키는 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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