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주도' 라이트하이저 구상"
"일방적 평가 절하 또는 관세로 협박할 수도"
"월가 반발 예상… 트럼프 1기 때도 무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경제 참모들이 트럼프 2기 집권 시 과거 '플라자합의'처럼 달러화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구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5일(현지시간) 복수의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달러화를 평가 절하하면 세계 시장에서 미국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출이 늘면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분쟁을 주도한 인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2기 재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라이트하이저는 작년에 발간한 저서 '공짜 무역은 없다'에서 지속적인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과대평가된 달러를 지목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과 협상해 이들 국가의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절하한 1985년 '플라자합의'의 주역이기도 했다.
한 전직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 2기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는 일부 인사들이 과대평가된 달러가 무역적자 원인이라는 시각 때문에 환율 재평가를 우선순위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라이트하이저가 미국이 달러화를 일방적으로 평가 절하하는 방안 또는 관세 인상을 협박하면서 다른 나라들과 환율 협상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화 평가 절하는 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달러화 표기 자산의 가치도 함께 떨어뜨릴 수 있어 월가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 때도 달러화 평가 절하를 주장했지만 스티븐 므누신 당시 재무장관과 게리 콘 당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인사들의 반대로 수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라이트하이저와 트럼프 캠프 측은 폴리티코의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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