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스몰 럭셔리' 트렌드 힘입어
호텔 '더 플라자' PB상품 구매자 60%가 2030
백화점·올리브영 등 입점해 판매 채널 늘리기도
바스락거리는 이불, 로비와 객실 안에서 풍기는 산뜻한 향기, 셰프가 나를 위해 정성 들여 만든 음식까지. 고급 호텔에서 보낸 하룻밤의 기억을 집에서도 느끼고 싶은 소비자 수요가 늘자 호텔업계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몰 럭셔리' 트렌드에 호텔 PB 매출 늘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5성급 호텔 더 플라자 PB 상품인 'P컬렉션'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늘었다. 회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스몰 럭셔리 트렌드가 PB 상품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고(高)물가 시대에 작은 사치를 누리려는 '스몰 럭셔리'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만족감을 얻으려 하는 시도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에 입점한 더 플라자 PB 상품을 구매한 이들 중 60% 정도가 20·30대였다고 한다.
PB 상품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호텔들은 '향기'에 집중하고 있다. 더 플라자는 2010년 국내 특급 호텔 최초로 시그니처 향 '퍼퓸 데 브와'를 개발했다. 유칼립투스와 꽃향기를 조합해 상쾌한 느낌을 주는 이 향기를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해 달라는 고객 요청이 빗발치자 2015년 '디퓨저·룸앤패브릭스프레이'를 출시했다. 파라다이스의 '라이프스타일 굿즈'(디퓨저·차량용 방향제·핸드크림) 1분기 매출액 또한 전년 1분기에 비해 80% 성장했다.
침구류부터 김치까지 종류도 다양
조선호텔앤리조트는 100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의 호텔(웨스틴조선)을 갖춘 브랜드인 만큼 각양각색의 PB 상품 라인업을 갖췄다. 가장 유명한 건 다름 아닌 김치다. 조선호텔 뷔페를 방문한 고객들이 김치를 구매하고 싶다고 문의해 오자 2002년부터 호텔 주방 한편에서 요리사들이 판매용 김치를 따로 담갔던 게 시초다. 이어 2004년부터 상품으로 개발해 내놓았고 2011년부턴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김치 공장을 차렸다. 조선호텔에 따르면 2020년부터 김치 상품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넘는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PB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자 호텔들은 판매 채널도 더 늘리고 있다. P컬렉션 디퓨저는 3월 CJ올리브영 공식 온라인 몰에 입점했다. 오프라인 판촉도 활발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침구류 브랜드 '더조선호텔'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2016년 4월 팝업 스토어 형식으로 처음 입점한 뒤 반응이 좋자 2020년 8월부터는 공식 매장으로 들어섰다. 최상급 호텔인 조선팰리스는 25일 3주년을 맞아 룸스프레이 100ml를 제공하는 투숙 패키지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