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보당국 지휘부, 이집트 비공개 방문
"라파 지상 작전, 피해 안 끼칠 것" 설득
"작전 준비 끝나… 2주 안에 승인될 듯"
이스라엘 군 및 정보당국 지휘부가 이집트를 비밀리에 방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진격을 앞두고 이집트 당국자들과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라파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관리 3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과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이 카이로에서 압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 국장 및 오사마 아스카 군 참모총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래 이스라엘 인사가 이집트를 찾아 비밀 회동을 가진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집트 "라파 진격 땐 평화 협정 위태"
이스라엘은 라파 작전이 이집트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섬멸하기 위해 라파 작전이 필수라고 여기는 반면,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자국 영토로 몰려들어 사회 불안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파에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피란민 140만 명이 대피해 있다.
악시오스는 "이집트 고위 관리들은 '라파 진격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단절로 이어질 것이며 양국 간 평화 협정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임시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대해서도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작전 태세를 완전히 갖춰가고 있다. 이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스라엘군 관계자를 인용 "라파 점령을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가 끝났고 정부 승인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간 국제사회가 요구해 온 '민간인 피해 최소화' 대책으로, 라파 인근에 피란민 10~12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텐트 4만 개가량을 설치했다고 한다.
TOI는 "전쟁 내각은 라파 진격 첫 단계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피시킬 계획"이라면서 "2주 내에 작전을 승인하기 위한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근 예비군 여단 2개가 가자지구 투입 준비를 마쳤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하마스 '인질 영상 공개' 심리전
하마스는 인질 문제를 부각하고 나섰다. 지난해 10월 7일 기습 당시 피랍된 이스라엘인 골드버그-폴린(23)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공개한 것이다. 그는 영상에서 이스라엘 정부에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군사적 충돌보다 협상을 촉구하는 여론을 자극하기 위한 심리전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의 잔혹성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지난 20~24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나세르 의료단지 안뜰에서 암매장 상태의 시신 344구가 발견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시신의 손발이 묶여 있는 등 이스라엘이 포로를 살해하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최우방국인 미국마저 이스라엘에 답변을 요구한 것이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군이 보인 잔혹성을 고려할 때, 라파 작전 역시 막대한 민간인 피해를 낼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관리는 악시오스에 “이스라엘이 제시한 계획에서는 모든 것이 좋아 보였다. 문제는 그것이 실제 이행됐을 때도 좋을 것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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