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서울 강남병 당선자]
'갤럭시 신화' 삼성전자 사장 출신
"'한동훈 책임론'은 잘못...기회 줄 수 있어야"
"상식 벗어난 정치인이 정치를 4류로 만들어"
"국가적 무기 된 반도체, '특별법'으로 지원"
고동진 국민의힘 서울 강남병 당선자에게는 늘 '신화'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삼성전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르며 '갤럭시 시리즈'를 세계적 브랜드로 만든 입지전적 이력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맞닥뜨릴 22대 국회는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상황과 전혀 다르다. 그가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을 향해 지난 1일 "나쁜 기업으로 찍혔다"고 '쓴소리'를 한 이유는 이런 낯섦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였다. 고 당선자는 7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기업과 정치는 각각 고객과 국민의 신뢰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결국 지향점이 같다"며 "철저한 자기 반성과 분석을 토대로 한 '핀셋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늘 리더가 물러나는 게 최선책은 아니다"라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거 패배 후 당의 대응을 어떻게 보고 있나.
"(비대위 전환과 총선백서 TF 가동 등) 시스템 측면에서 시작은 했다. 하지만 시스템을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결국 누가 가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원내대표 선거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차기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지도부까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상당히 중요하다. 수도권 승리를 위해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자 같은 '성공 스토리'를 키우는 데 당이 놓친 부분은 없는지 살피는 것도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에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철저한 자기 반성부터 시작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에 대한 철저한 분석력도 갖춰야 한다. 일괄적 결론이 아니라 지역별 구체적 접근법을 도출한 '핀셋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힘의 '우산'이 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기업과 정당의 위기 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나.
"정치는 선거가 끝나면 지도부가 다 물러나는 관행이 오래 굳어져 있다. 하지만 선거에 져 본 사람이 문제점을 제일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가 스친다. 당시 누구보다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존 팀원들이 문제 원인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사고 방지 대책 마련과 다음 제품 개발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위기를 기회를 바꿀 수 있었다."
-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책임론도 제기된다.
"'한동훈 책임'이라고 하는 건 잘못됐다. 지난해 12월 말에 당에 와서 100일 동안 온몸을 불살라 일한 사람 아닌가. 회사 생활을 하다가도 실수할 때 있다. 잘못한 사람이 (만회를 위해) 더 죽자 살자 달려들 수 있다. 한 번 더 기회를 줄 수도 있어야 한다. 리더가 무조건 물러나는 게 최선책은 아니다."
-기업인들이 정계에 입문할 때 "정치는 4류"라는 얘기가 회자된다.
"실제 처음 정치권에서 연락이 왔을 때 '1급수에 살던 내가 왜 4급수로 들어가야 하느냐'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권에 들어와 보니) 국회에 좋은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있는 분도 많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상식에 맞지 않는 극단적 언행을 하는 정치인이 더 자주 노출된다. 그런 부분이 정치를 '4류'로 보이게 한다."
-22대 국회에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기업은 결과에 집중한다. 하지만 정치는 성과와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도 놓칠 수 없다. 옳고 그름을 따지면서 양보하지 않는 것은 기업의 일이지만, 정치는 인내와 협치가 더 중요하다. 과거와 달리 이념 구분은 모호해졌다. 여야 모두 정책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1호 법안'은 무엇을 생각 중인가.
"반도체는 산업·경제에 국한할 수 없는 '국가적 무기'가 됐다. '인수전(인력·수력·전력)' 등 반도체 인프라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을 구상 중이다. 수원·성남·용인·화성 등 경기 남부 권역을 '반도체 메가시티'로 묶고,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부문을 통합해 규제 완화,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지원하는 데 역할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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