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생물다양성 리스크 막기 위한 '자연자본 공시' 흐름
정부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으로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이용이 기업 기회로 이어질 것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그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진 '생태계'는 서로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러한 생명체와 생태계의 '다양성'은 인류 생존에 필요한 식량, 깨끗한 물과 공기 같은 생태계서비스의 기반이 되며 의약품, 화장품 등의 산업에도 활용된다. 또한 기후변화와의 상호영향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응 해법으로도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생물다양성은 기업들도 주목해야 하는 이슈다. 생물다양성 손실로 인한 경영 위기(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절반 이상이 생태계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며 올해 초 '생물다양성 손실과 생태계 붕괴'를 향후 10년간 세계가 직면할 심각한 위기 중 3위로 꼽았다. 세계은행은 "생태계서비스가 붕괴하면 2030년까지 전 세계의 국내총생산(글로벌 GDP)이 매년 2조7,000억 달러씩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의 행동 변화를 위한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2022년 말 캐나다에서 열린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6개 국가는 기업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과 의존도 등을 평가해 공개하는 '자연자본 공시'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 세계 굴지의 투자사들은 기업의 생물다양성 영향 정도를 평가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물다양성을 고려하지 않는 경영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이 어려운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생물다양성 보전과 이용의 선순환 구축을 위해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수립했다. 국제적 흐름에 맞춰 국내 자연자본 공시 표준체계를 구축하고,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생물다양성 보전 경제활동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국제사회의 자연자본 공시 논의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 회계·법무법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자연자본 공시 협의체'도 발족했다. 이 협의체는 자연자본 공시와 관련한 국제 동향 및 정보 공유, 자연자본 공시 대응을 위한 지침서 작성, 실무자 교육 등 우리 기업의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이용은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면 농업, 제조업, 금융 등의 분야에서 매년 10조 달러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고 추산했다. 우리 기업도 나서고 있다. 자연자본 공시에 대응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와 가치를 만들기 위해 금융, 제조, 바이오 등 각 분야의 업체들이 선도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오는 22일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 공식 주제는 '생물다양성을 위한 노력에 우리 모두 함께하자(Be part of the Plan)'다. 정부와 기업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생물다양성의 날이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모두의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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