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일매일, 시시각각 한국일보 플랫폼은 경쟁매체보다 빠르고 깊은 뉴스와 정보를 생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954년 창간 이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거나 국민적 감동을 이끌어낸 수많은 특종이 발굴됐다. 지난 70년 다수의 특종과 사건 중 파장이 컸던 내용들을 연도별로 안배해 ‘70대 특종’을 골라내 뉴스 이용자들에게 소개한다.
1960~1970년대 국제공항은 대한민국에서도 매우 특수한 장소였다. 해외 여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던 당시 여건상 공항을 드나드는 인물들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신문 지면을 장식할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었다. 한국일보가 경쟁지에 앞서 공항 출입기자를 배치하고, 수많은 특종을 공항에서 발굴해 낸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다수의 공항 특종 가운데 대표 사례가 1988년 3월 전경환 특종이었다. 노태우 정권의 5공 청산작업이 시작될 무렵인 1988년 3월 18일 ‘전경환씨의 도피성 일본 출국’을 한국일보가 가장 먼저 포착했다. 그리고 이를 포착한 기자는 앞서 말한 그 누구보다 공항 사정을 잘 알고 있던 한국일보 공항 출입기자였다.
주인공은 당시 김포공항에 상주하던 이황 기자였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새마을운동 중앙본부회장이던 전경환씨가 이날 오후 6시 53분 일본 오사카행 KAL722편으로 출국한 사실을 다수의 제보를 통해 확인해 본사에 알렸다.
한국일보의 특종 기사는 5공 청산의 물꼬를 텄다. 전씨의 도피성 출국이 이튿날 아침 보도되자,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여론의 추는 5공 청산으로 급물살을 탔다. 거세게 저항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 측도 검찰 조사에 순순히 응해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통을 받고 전경환씨가 20일 오후 김해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론을 등에 업은 검찰은 곧바로 새마을운동본부 및 감사원 내무부 등에서 관련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전경환씨와 새마을 본부 비리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5공 청산의 본격 신호탄을 알린 이 특종 보도는 1988년 제20회 한국기자상(취재보도부문)을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전경환씨 관련 특종은 이후에도 한국일보의 몫이었다. 귀국 후 열흘 만에 검찰에 출두하던 전씨의 뺨을 일반 시민이 때리는 순간이 한국일보 카메라에만 포착됐다. 전씨는 해외 재산도피 및 공금횡령 등의 죄목으로 검찰에 소환된 상태였다. 전씨는 30일 구속됐다. 한국일보 31일 자에는 전씨의 구속영장 전문이 실렸다.
한국일보 70년·70대 특종 (연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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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개헌 좌초 간주, 4·13 호헌조치 예고(1986) |
22 | 최루탄을 쏘지 마라(사진·1987) |
23 | 전경환씨 돌연 출국(1988) |
24 | 흑막 속의 언론 통폐합(1988) |
25 | 노재봉 입각(19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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