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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고급스러워야 살아남는다…불꽃 튀는 제주 호텔·리조트 '럭셔리 경쟁'

입력
2024.05.30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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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프리미엄 호캉스 수요에 맞춰
더 고급스럽고 이국적인 호텔·리조트 유치
내국인 여행 목적 세분화…특화 호텔도 등장

2025년 오픈 예정인 '그랜드켄싱턴 애월' 국제문화복합단지 조감도. 이랜드테마파크 제공

2025년 오픈 예정인 '그랜드켄싱턴 애월' 국제문화복합단지 조감도. 이랜드테마파크 제공


제주가 더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럭셔리한 시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춘 특급호텔,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유치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는 중이다. 여행 소비 심리 양극화로 아예 저렴하거나 최고급 여행으로 수요가 갈려 3, 4성급 호텔은 생존이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5성급 호텔도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이전보다 더 질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보여야 하는 처지가 됐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 5성급 호텔은 21개로 이 중 12개가 지난해 등급 결정을 받았다. 제주 5성급 호텔은 2016년 두 곳에 불과했지만 2022년 파르나스 호텔 제주, 2021년 그랜드 조선 제주 등 해마다 5성급 호텔이 문을 열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해외여행객의 증가로 제주의 인기는 주춤해졌지만 매년 호텔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늘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제주관광공사의 '2023 방문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호텔, 리조트 이용률은 2020년 66.8%에서 지난해 77.4%까지 올라왔다. 반면 가성비 숙소인 게스트하우스, 호스텔은 같은 기간 6.3%에서 3.9%로 이용률이 줄었다.


객실은 스위트급으로…전담 버틀러 서비스도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리뉴얼된 '마스터 스위트' 거실 공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공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리뉴얼된 '마스터 스위트' 거실 공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공


최근 제주에 들어서는 호텔, 리조트는 대규모 객실과 복합시설, 최고급 서비스로 무장한다. 2025년 오픈 예정인 이랜드파크의 '그랜드 켄싱턴 애월'은 100% VIP 회원제로 운영되는 럭셔리 리조트로 조성된다. 예약 시점부터 체크아웃까지 일대일 전담으로 관리해주는 버틀러(집사) 서비스를 도입해 차별화된 경험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랜드파크는 최근 서비스 혁신 조직을 꾸리고 직원 대상으로 버틀러 트레이닝 등 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세계 테마정원, 한옥마을, 국제아트미술관 등을 순차적으로 선보여 애월읍을 국제문화복합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제주 애월에 복합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호텔과 고급 리조트, 테마파크 등을 한곳에 모아 제주의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객실 수준은 스위트급으로 높이고 수영장 등 부대 시설은 이국적 풍경으로 꾸미는 게 요즘 제주 호텔의 트렌드다. 빠르면 12월 오픈 예정인 글로벌 리조트사 반얀트리 그룹의 '카시아 색달 제주 리조트'는 제주 서귀포시에 86개 프리미엄 객실을 갖춘 2, 3층 더블 독채 풀빌라로 조성된다. 인테리어 HBA, 조경 디자인 오피스박김 등 세계적 건축 디자인 브랜드와 손잡고 디자인과 조경에도 힘을 주는데 카나바, 선베드풀, 자연친화 스파로 독특한 분위기를 살릴 예정이다.

리조트의 경우 주방 시설은 최소화하고 침실과 거실을 키운다. 과거엔 고객 대부분이 리조트 내부에서 취식을 즐겼지만 지금은 맛집 투어나 배달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최근 전 객실을 스위트 수준으로 리뉴얼한 '해비치 리조트 제주'도 주방을 줄이는 대신 침실과 거실을 키우고 레스토랑을 늘렸다. 여기에 컨시어지, 인룸다이닝 등 호텔식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최고급 리조트로 재편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여행할 때는 이왕이면 더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즐기고 싶은 게 여행객의 심리"라며 "리조트도 호텔 수준의 깔끔한 객실과 서비스를 갖추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호캉스 늘면서 안목 높아져"… "고객 취향도 세분화"

최근 오픈한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 조감도. 신라스테이 제공

최근 오픈한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 조감도. 신라스테이 제공


제주 호텔의 이 같은 변화에는 국내 여행 트렌드와 고객 라이프스타일이 변한 것이 작용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프리미엄 호캉스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고객의 안목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객 경험이 늘면서 최고급 호텔에 대한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며 "해외 못지않게 프리미엄 수요가 늘어 제주 호텔도 상향 평준화 추세"라고 전했다.

여행 목적에 따라 특화 호텔을 개발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16일 오픈한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커지고 있는 레저시장 수요에 맞춰 레저를 위한 객실과 부대시설을 갖춘 특화 호텔로 조성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의 경우 제주에 오는 목적과 여행의 콘셉트, 취향 등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며 "호텔도 다양해지는 개인의 욕구에 맞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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