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다큐멘터리 영화 '렛 잇 비'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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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식이 불필요한 그룹이다. 비틀스라는 이름만으로 충분한다. 그룹은 1970년 해체되기 전까지 영화 6편을 남기기도 했다. ‘어 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 등 4편은 비틀스 노래를 바탕으로 한 극영화다. 비틀스 멤버들이 출연했다.
나머지 2편은 다큐멘터리로, 하나는 콘서트 실황이고 다른 한 편은 앨범 ‘렛 잇 비’(1970) 녹음 준비 과정을 그린 동명 영화(1970)다. 멤버 간의 실제 관계, 대화,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 비틀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비틀스는 앨범 '렛 잇 비'를 마지막으로 해체됐다. 다큐멘터리 영화 '렛 잇 비'에서 비틀스 멤버들의 갈등을 감지할 수 있기도 하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이 영화가 디지털로 복원돼 최근 다시 공개 됐다.
①멤버들 신경전까지 담아
당초 영화는 비틀스의 공연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비틀스는 1966년 8월을 마지막으로 공연을 중단하고 있었다. 계획은 틀어졌다. 비틀스의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제작진은 1969년 1월 스튜디오에서 새 앨범을 녹음하는 과정을 영화화하기로 했다.
영화 속에서 멤버 중 조지 해리슨이 유난히 촬영에 경계심을 드러낸다. 폴 매카트니가 해리슨에게 달래듯 설명을 한다. 해리슨은 외톨이처럼 보이고 종종 까칠하다. 매카트니와 가볍게 말싸움을 하기도 한다. 10대 중반부터 친구였던 매카트니와 레넌은 딱히 잘 어울리지 않는다. 레넌은 스튜디오에 계속 함께 '출근'하는 연인 오노 요코에게 눈길과 마음을 둔다.
②눈길 잡는 비틀스의 맨얼굴
매카트니가 리더 역할을 하는 게 잘 드러난다. 레넌, 해리슨과 달리 드럼 연주자 링고 스타는 매카트니와 허물없이 어울린다. 아침에 스튜디오에서 만나자마자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한다.
비틀스 멤버들의 맨얼굴은 종종 관찰된다. 레넌은 해리슨이 수줍게 신곡이라며 부르는 '아이 미 마인'에 맞춰 춤을 춘다. 어느 날 스튜디오에 매카트니의 아내 린다와 딸 헤더가 방문하기도 한다.
잡다한 일들이 있으나 화면을 관통하는 건 앨범 '렛 잇 비'에 수록되는 노래들이다. 멤버들은 여러 방식으로 노래와 연주를 들려준다. 우리가 앨범 발매 54년이 지나고도 여전히 애청하는 노래의 원형질이 느껴진다.
③런던 시내 뒤집은 마지막 공연
압권은 마지막 장면에 있다. '전설의 루프톱 공연'으로 알려진 모습이다. 비틀스는 앨범 '렛 잇 비' 녹음을 했던 음반사 애플 사옥 옥상에서 특별 공연을 한다. '아이 갓 어 필링'과 '디그 어 포니' '겟 백' 등 앨범 '렛 잇 비' 수록곡들을 노래하고 연주한다.
애플 사옥 주변 교통은 순식간에 마비된다. 사람들은 대낮에 울려 퍼지는 비틀스 신곡에 놀란다. 어떤 이는 '소음'과 교통 체증에 화를 내고, 어떤 이들은 노래에 열광한다.
뷰+포인트
2021년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은 ‘겟백’의 원조에 해당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겟백’은 영화 ‘렛 잇 비’ 제작을 위해 촬영된 영상들을 재편집해 만들어진 3부작 다큐멘터리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했다. 영화 ‘렛 잇 비’의 마이클 린지 호그 감독과 잭슨 감독이 짧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이번 복원판 서두에 담겨있다. 비틀스 열성 팬이라면 468분짜리 ‘겟백’에 더 마음이 갈 듯하나 팬심이 덜한 이들이라면 80분 분량 ‘렛 잇 비’에 더 마음이 끌릴 듯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1%, 시청자 88%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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