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 제닌 작전 중 체포 용의자
상의 탈의한 채로 보닛에 단 채 옮겨
이스라엘군 "절차 위반… 조사할 것"
국제사회 비판… "사람 방패로 삼아"
이스라엘군이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팔레스타인인을 군용 차량 앞쪽 보닛에 매단 채 달리는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22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 제닌에서 한 팔레스타인인 남성을 차량 보닛에 얹은 채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이 남성은 상의를 탈의한 상태로 차량에 결박된 상태였다. 오른쪽 어깨는 부상을 입어 출혈 흔적이 있었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를 노리고 제닌 외곽의 한 마을을 급습했는데, 이 남성을 테러 용의자로 보고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제닌을 하마스 등이 무장 세력을 키워내는 '테러리즘의 산실'로 여기고 그간 수차례 격렬한 군사 작전을 벌여왔다. 체포된 남성은 작전 중 벌어진 총격에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의 가족들이 구급차를 불러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은 이를 거부하고 그대로 차량에 매달아 떠났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조사를 진행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명령과 표준 작전 절차를 위반해 용의자를 차량 위에 묶어둔 채 연행한 일이 있었다"며 "이런 행위는 우리 군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현재 남성은 치료를 위해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인계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 비판은 커지고 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사람을 방패로 삼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무장단체가 공격할 수 없도록 부상당한 남성을 인질로 삼았다는 의미다. 프란체스카 알바니스 팔레스타인 영토 내 유엔 특별 인권보고관은 엑스(X)를 통해 "어떻게 76년 전 탄생한 국가(이스라엘)가 국제법을 완전히 뒤집어버릴 수 있는지 깜짝 놀랐다"고 썼다. 이스라엘군의 해명과 달리 일부 군인들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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