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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투성이 '김 여사 문자' 파동 속히 해소해야

입력
2024.07.08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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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지난 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지난 5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서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보름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점입가경이다. 4·10 총선을 이끌었던 한동훈 후보가 지난 1월 '명품백 수수' 관련 김건희 여사의 문자를 묵살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당 일각에서 한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려는 움직임으로 번지면서다. 한 후보는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그냥 하라"며 정면대응에 나서며 계파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당 내 느닷없는 문자 공방에 국민은 의아할 뿐이다. 김 여사가 6개월 전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보낸 문자 내용이 전대 과정에서 언론에 공개된 경위부터 불투명하다. 문자 공개 이후 한 후보가 경쟁 후보들의 집중포화 대상이 된 것을 보면 김 여사 측이 흘렸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용산의 당무 개입이란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여사의 문자 내용이 진짜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취지였는지도 의문이다. 한 후보는 "실제로는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한 후보가 공개적으로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밝혔고 대통령실에도 공적 통로로 같은 뜻을 전달한 상황에서 '사과가 어렵다'는 취지의 김 여사의 문자에 답할 이유가 없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납득이 어려운 건 김 여사가 개인 휴대폰으로 여당 대표에게 현안을 상의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는 엄연히 공적 사안이다. 아무리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20년 이상 교류해 온 사이여도 대국민사과 여부를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공적 통로를 건너뛴 채 영부인이 여당 대표와 휴대폰 문자로 상의한 경위를 이해할 수 없다. 김 여사는 명품백을 제공한 목사에게도 국정에 개입하는 듯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이 전대 최대 이슈가 된 마당에 대통령실은 어제 "대통령실을 (당대표)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밝혔다. '남의 집 불구경' 식 안일한 인식이다. 원희룡 후보조차 "이렇게 된 이상 문자를 모두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여권이 의문투성이인 이번 논란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한다면 국민 지지 회복은 물론, 이번 전대를 통한 보수 복원도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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