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누적 26.5조 증가… 3년 만 최대
은행 가계대출 6조↑, 전금융권은 4.4조↑
"주택 대출 상방 압력 면밀히 모니터링"
대출 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주택 거래가 늘면서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세 달째 뛰어 1,115조 원을 넘어섰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은행 주담대 잔액은 876조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6조3,000억 원 불었다. 전월(+5조7,000억 원)보다 보폭을 넓혀 지난해 8월(+7조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상반기(1~6월) 누적으로는 26조5,000억 원 증가해 3년 전 같은 기간(+30조4,000억 원)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6월 주담대 증가 배경으로는 활발해진 주택 거래와 대출금리 하락, 은행 재원으로 나가는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차보전방식) 공급 지속 등이 꼽힌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과 5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3만7,000, 3만9,000가구로 3만 가구 수준이던 연초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37조4,000억 원)은 반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한 달 만에 3,000억 원 감소 전환했다.
주담대와 기타대출을 포괄한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조 원 증가한 1,115조5,000억 원으로 5월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했다. 3개월 연속 플러스(+)다. 반면 같은 날 금융당국이 공개한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4조4,000억 원 증가하며 전월(+5조3,000억 원) 대비 증가세가 주춤했다.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1조6,000억 원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동향에 대해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비은행 대출 수요 일부가 은행으로 이동한 측면이 있다"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 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 관련 대출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택시장 상황 변화나 은행권 대출 취급 행태 등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연기에 따른 '대출 막차' 수요 영향에 대해선 "시간이 지나 자료와 모니터링 결과가 확보된 뒤 사후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6월 한 달간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5조3,000억 원 늘어 전월(+5조5,000억 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 대기업 대출은 영업 실적 개선과 반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7,000억 원 증가에 그쳤고, 중소기업 대출도 부실채권 매·상각 등 영향으로 증가 규모(+4조6,000억 원)가 전월(+5조8,000억 원)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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