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인도의 날씨는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인도인들조차 “덥고, 더 덥고, 아주 덥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1년에 9개월 이상, 월평균 기온이 30도를 웃돈다. 지난 5월에는 최고기온이 무려 52.3도까지 치솟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폭염은 3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 계속된다. 그리고 6~10월까지 이어지는 ‘남서 몬순’(남서 계절풍)이 인도에 도착하면, 100여 일 동안 비 한 방울 없이 말랐던 대지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더위도 함께 사라진다. 사람들은 모두 거리로 나와 ‘신의 선물’을 맞으며 춤추고 기뻐한다.
몬순 기간을 카리프(Kharif) 계절이라고 하며, 이 시기에는 쌀, 옥수수 등의 곡물이 파종된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대다수는 카리프 계절에 집중된다. 반면, 11월과 12월은 라비(Rabi) 계절로, 주로 밀이 재배된다.
인도의 강우량은 이 몬순 기간에 집중된다. 그래서 몬순이 제때 오지 않으면 남부 지방에서는 비상이 걸린다. 인도 농지 중 60%가 천수답(빗물에만 의존하는 논)이고 관개시설이 미비해, 강수가 부족하면 농작물 경작에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몬순이 2주 정도만 늦어져도 파종 시기를 놓쳐 생산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 몬순 기간 강우량이 평년의 15% 이상 부족할 경우 농업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데, 이는 인도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인도 경제에서 농업 비중은 약 17% 정도지만, 인구의 6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최근 농업에서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전환됐다지만, 농업은 여전히 인도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농산물 생산 부진은 애그플레이션(Agriculture+inflationㆍ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까지 상승하는 현상)을 유발한다. 인도의 물가 구성 품목 중 거의 절반은 농산물과 식품으로 구성돼 있어, 농업 생산량은 물가 변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작황이 좋으면 일반 소비재뿐만 아니라 자동차, 냉장고 등 내구재 소비도 크게 증가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큰 도움을 준다.
올해는 몬순 기간 매우 더워 피해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늦게나마 시작된 비로 평균 수준의 강우량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는 작황 부진에 따른 지원과 식품 물가 상승에 대한 염려, 그리고 작황 부진에 따라 변동시켜야만 하는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부담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