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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1년 통째로 쉴 작정… 정부 “추가 대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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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1년 통째로 쉴 작정… 정부 “추가 대책 없다”

입력
2024.07.30 16:10
수정
2024.07.3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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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 D-1
빅5 병원 등 지원자 거의 없어
정부 "복귀 방해 시 엄정 대응"
상급병원 구조 전환 작업 박차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병동을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병동을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3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전공의들은 미동도 않고 있다. 전공의들이 선망하는 5대 상급종합병원(빅5 병원)에서도 지원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공의들이 올해 1년을 통째로 쉬고 내년 3월 복귀 특례를 요구하지 않겠냐는 뒷얘기도 들린다. 정부는 “추가 대책은 없다”며 “하반기 모집에 용기를 내 지원해 달라”고 강조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은 사직한 전공의 결원 7,645명을 충원할 계획이지만 원서 접수창구는 한산하기만 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선 22일 채용 공고가 나간 이후 일주일 넘도록 지원자가 0명이고, 서울성모병원을 산하에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29일부터 원서를 받는데 지원자가 오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다른 빅5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A병원 관계자는 “마감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원자는 극소수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들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 보이콧을 선언하며 대놓고 ‘지원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발신해, 수련을 재개할 뜻이 있던 전공의들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귀할 경우 신상이 공개되고 배신자로 낙인찍힐 것이란 공포도 퍼져 있다. B병원 관계자는 “심리적 압박감에 지원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라며 “교수들이 그간 전공의들이 도맡았던 당직까지 하느라 힘들다고 하소연하면서 정작 전공의 채용을 반대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공고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 전공의 모집 공고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사직 전공의들은 개원가에 잠시 취업하거나 아예 쉬어 갈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의대 입학 때부터 재수, 삼수는 흔한 일이다 보니 수련 공백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1년 이내 동일 과목·동일 연차 복귀 불가’ 규정을 풀어주는 특례는 이번 하반기 모집에만 적용되지만, 전공의들 사이에선 “내년 2월까지 1년 쉬고 3월에 본래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는 얘기도 공공연히 나돈다. C병원 관계자는 “의료 공백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결국 정부가 백기를 들고 전공의 구제 방안을 내놓을 거라면서 버티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충원율이 미미할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추가 대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복귀 전공의 신상 공개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복귀를 방해하는 경우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엄중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또 복귀한 전공의들이 추후 수련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 전문의 자격을 딸 수 있도록 추가 시험도 검토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환자들은 단 한 명의 전공의가 돌아온다는 소식에도 기뻐하고 있다”며 “환자와 본인 자신을 위해 용기를 내 달라”고 말했다.

정부는 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비해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에게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전문의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주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정책 설명회를 갖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다음 달 토론회 등을 거쳐 이르면 9월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전공의 수련 제도 개선안도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김국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은 8월 말 발표 예정인 ‘1차 의료개혁 실행방안’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이고, 상급종합병원 개편 방향성도 정부와 의료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제기해 주면 적극 경청하면서 의료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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