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도실 공습, 90~100명 사망"
이스라엘 "하마스 최소 19명 사망" 반박
국제사회 "종전 의지 부족…휴전 촉구"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학교 폭격으로 중동 지역에서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00명 가까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 제거용 정밀 폭격이었다고 반박했다. 15일(현지시간) 휴전 협상 재개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1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피란민들이 머물고 있던 알타바인 학교를 공습했다"며 "새벽 기도 시간을 맞아 피란민 250명이 모여 있던 학교 기도실에 포탄이 명중,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90~1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당 학교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마지막 대피소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번 공격에서 3발의 정밀 폭탄을 활용해 학교 건물에서 활동하던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PIJ) 테러리스트 최소 19명이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 발생 사실을 부인했다.
미국 "깊이 우려… 휴전 시급성 보여줘"
연이은 공습에 미국은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기자들을 만나 "또다시 너무 많은 민간인이 사망했다"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쫓을 권리가 있지만, 민간인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숀 세이벳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같은 날 성명에서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말해 왔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도 일제히 비난을 쏟아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지난 몇 주 동안 최소 10개의 학교가 표적이 됐다. 이런 학살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즉각적인 휴전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휴전 중재국 중 하나인 이집트 외교부도 "이스라엘은 이 참혹한 전쟁을 끝낼 정치적 의지나 계획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으로 오는 15일 예정된 휴전 협상에도 난관이 예상된다. 휴전 협상 중재국인 미국 이집트 카타르 3개국 정상은 9일 공동성명을 통해 15일 회담을 재개해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촉구했다.
이스라엘 군부대, 시리아 주둔 미군 피해도
협상 분위기 물밑 조율에도 불구하고 중동 곳곳에선 국지적 공방이 이어졌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10일 "이스라엘 북부 사페드시 이스라엘군 부대에 자살 무인기(드론)를 투입해 공격한 결과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시리아 북부에 주둔 중인 미군이 드론 공격을 받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이 지난달 31일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 이후 이란이 공언했던 보복 조치와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추후 역내 확전 가능성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단행 여부에 달려 있다. 이란의 유력한 보복 시점으로는 유대교 명절 '티샤 베아브(성전 파괴일)' 기간인 12, 13일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란 강경파인 군부와 중도·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 간 의견 대립이 계속되면서 정확한 보복 시점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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