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가구 선정, 강남 3구가 3분의 1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선정된 10가구 중 4가구가 강남권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 200만 원대의 급여 지불이 가능한 경제력을 갖추고 자녀 영어 교육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강남권 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다음 달 3일부터 운영되는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신청한 731가구 중 157가구를 최종 선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타 시·도 신청이나 중복 신청 건수를 제외하면 약 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선정 결과를 보면 '강남 4구'로 불리는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이 59가구(3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도심권(종로·중구·용산·성동·광진·서대문·동대문) 50가구 31.8%, 서북권(은평·마포·양천·강서) 21가구 13.4% 등이었다. 특히 동남권 거주 가구들은 사업 신청 건수도 341건(46.6%)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사업에 투입되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월급은 시간당 최저임금(9,860원)을 감안해 하루 8시간 기준 월 238만 원 정도다.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자녀들이 영어 사용에 익숙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의 돌봄을 받으면서 영어에 대한 노출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부모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범사업에 투입될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한국어 시험과 영어 면접을 통과했다. 사업에 신청한 가구 일부는 '자녀들이 영어를 쓰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는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전체 가구 대부분인 125가구(79.5%)가 '주 5일 이상' 근무 형태를 선호한 것도 자녀가 영어 사용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유형별로는 맞벌이 다자녀 가구가 97가구(6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자녀 39가구(24.8%), 임신부 14가구(8.9%), 한부모 7가구(4.5%) 순이었다.
한편 서울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각 가정에 투입하기 전 업무 범위를 사전 협의해 정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는 가사관리사의 업무를 '돌봄'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빨래·청소 등 육아와 관련된 부수적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불분명한 업무 범위에 따른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가정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으로 업무 범위를 협의해서 정할 계획"이라며 "각 가정은 가사관리사와 직접 고용 관계가 아니므로 직접 업무를 지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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