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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끝없는 변신, 왜 동그란 안경을 선호할까?

입력
2024.08.22 04:30
수정
2024.08.22 16:4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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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훈
나영훈남성복 상품기획 MD & 칼럼니스트

편집자주

패션 기획 Merchandiser이자 칼럼니스트 '미키 나영훈'이 제안하는 패션에 대한 에티켓을 전달하는 칼럼입니다. 칼럼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근사한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을 만드는 데 좋을 팁을 편안하게 전해드립니다.

2021년 3월 경기도지사 시절의 이재명 대표. 하얗게 센 머리를 그대로 둔 모습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21년 3월 경기도지사 시절의 이재명 대표. 하얗게 센 머리를 그대로 둔 모습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친근 이미지를 위한 무한 변신
적절한 머리염색, 정장 착용법
동그란 안경테, 부드러움 완성

정치인에게 중요한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명료하고 명석한, 객관적이고 평등한, 혹은 날카롭고 분석적인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앞서는 것은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입니다. 국민에게 자신의 정치 철학을 알리기 위해 친근한 인물, 부드러운 사람으로 기억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를 본인에게 맞게 만들어간 정치인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입니다.

이 대표는 자신에게 맞는 패션과 이미지를 만드는 데 능통합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에서는 여느 부부와 다를 것 없는 모습, 평범한 중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보통 정치인들은 이런 예능프로그램에 일회성으로 출연하지만, 그는 꽤 오랫동안 참여하면서 대중적 정치인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려 했습니다.

이 대표는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려고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또 이렇게 생성된 이미지는 그의 어떤 단점을 상쇄시키고 어떤 장점을 부각했을까요.

머리색,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방법

이 대표가 정치를 시작했을 때에는 검은색 머리였으나, 점차 자연스럽게 하얀색 머리로 전환됐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모발이 하얗게 바뀌는 모습을 그대로 두어 세월의 흐름을 온화하고 편안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하얗게 센 머리카락은 지혜로운 노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나서면서 자연스러운 갈색과 회색, 검은색이 섞인 머리카락이 됐습니다. 갈색 머리는 더 젊으면서도 특유의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을 유지하려는 이미지를 줍니다. 여기에 약간의 회색이 섞이면서 염색으로 인한 인위적 모습을 중화하려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렇게 회색과 갈색, 검은색이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과거 하얀 머리보다 젊고 건강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유연하게 머리색을 변화시키면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전략입니다.

연합뉴스, 뉴시스

연합뉴스, 뉴시스


포인트 컬러와 니트를 활용한 친근한 접근법

젊은 세대와의 친화력을 중요한 정치적 요소로 판단,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도 노력합니다. 정장 혹은 점퍼 위주의 형식적인 정치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니트 안에 셔츠 레이어링을 한다거나 '멜란지' 블루 컬러에 그레이 터틀넥 니트를 입는 등 TPO(Time, Place, Occasionㆍ시간 장소 상황)에 따라 스타일을 바꿉니다.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아이템, 색깔을 착용하는 것은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좋은 매개체가 됩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보통의 정치인이 활용하기 어려운 색의 이너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톤의 차이를 둔 그레이 컬러의 재킷과 니트 조합(①), 청록색의 오묘한 매력의 니트(②), 하늘색 터틀넥 니트(③)까지 색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포인트 색을 이너로 지정하고, 이를 중화시켜 주는 보통의 색을 아우터로 활용해 꽤 매력적인 조합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일링입니다.

니트를 자주 착용하는 것도 눈에 띕니다. 공식 석상에선 포멀한 셔츠를 고집하지만 그 외 활동에서는 니트를 자주 입습니다. 니트는 티셔츠, 셔츠에 비해 부드러우면서도 온화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아이템으로, 색을 표현하는 발색이 고급스럽고 안정적입니다. 이를 잘 아는 이 대표는 다양한 컬러의 니트, 터틀넥 등을 활용해서 사시사철 스타일링을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그란 안경에 담긴 부드러운 이미지

패션에서 안경이 주는 이미지 효과는 매우 큽니다. 안경테의 모양과 색에 따라 이미지를 천차만별로 변화시키는데, 이 대표는 이 점을 잘 활용하는 편입니다. 과거 끝이 곡선인 네모 모양의 안경을 착용했다면 최근에는 동그란 안경을 자주 착용합니다. 눈매가 날카로운 인상이기에 동그란 디자인으로 자신의 모습을 부드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 어두운 컬러의 안경테를 착용,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흐릿해지는 이목구비를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그 차이가 명확합니다. 첫 번째 사진은 경기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두 번째 사진은 올해 모습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최근이 더 부드럽고 젊은 느낌입니다. 안경 하나로 이미지를 잘 변화시킨 사례입니다.

이 대표는 명확하고 확실한 자신만의 정치 신념과 의견을 피력해 온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행동, 어조, 표정에서 느껴지는 단호함은 ‘매우 강한 인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을 잘 알기에 무엇보다 친근한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패션을 통해 부드럽고 친근한 이미지를 주려는 노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영훈 남성복 상품기획 MD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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