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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vs 이창호 ‘신구 레전드’ 충돌…‘제47기 명인전’ 8강 윤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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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vs 이창호 ‘신구 레전드’ 충돌…‘제47기 명인전’ 8강 윤곽

입력
2024.08.23 18:18
수정
2024.08.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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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일 vs 김은지, 박정환 vs 최정 대국도 관심
신진 세력보단 베테랑 생존하면서 관록 과시
어느 해보다 치열한 접전 예상

23일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7기 명인전’ 본선 마지막 16강전에서 이지현(32·왼쪽) 9단이 임진욱(24) 4단에게 완승한 직후, 복기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23일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7기 명인전’ 본선 마지막 16강전에서 이지현(32·왼쪽) 9단이 임진욱(24) 4단에게 완승한 직후, 복기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국내 최고 권위의 프로바둑 기전인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우승상금 7,000만 원) 8강(승자조) 진출 기사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23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이날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47기 명인전’ 본선 마지막 16강전에서 이지현(32·8월 기준 국내랭킹 13위) 9단은 좌변과 우상변으로 이어진 전투 도중 상대의 착각수에 힘입어 대마를 포획하고 임진욱(24·117위) 4단에게 완승했다.

이지현 9단의 합류로 압축된 이번 ‘제47기 명인전’ 8강전은 박진감 넘친 대결을 예고했다. 이 가운데 국내 바둑계 ‘신구 레전드’ 맞대결로 성사된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24) 9단과 K바둑의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49·79위) 9단이 벌일 한판 승부엔 벌써부터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현시점에서 객관적인 전력을 비교하면 신진서 9단이 우세하다. 세계 바둑계의 현재 권력인 신진서 9단은 올해 1월부터 세계 메이저 기전인 ‘제28회 LG배 기왕전’(우승상금 3억 원) 타이틀 획득에 이어 2월엔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 원)에서 한국팀의 수호신으로 출전, 막판 기적 같은 6연승으로 우승컵까지 수확했다. 이후 치러졌던 3개(제29회 LG배·춘란배·응씨배)의 세계 메이저 본선에서 예상 밖으로 모두 탈락한 데 이어 이달 초 열렸던 ‘제10회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우승상금 1억 원) 결승에선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대만의 라이쥔푸(22) 8단에게조차 발목이 잡히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지난 21일, 또 다른 세계 메이저 대회인 ‘제2회 취저우 란커배 세계바둑오픈전’(우승상금 180만 위안, 약 3억4,000만 원)에서 전기 대회 결승에서 패했던 중국의 강자인 구쯔하오(26) 9단에게 통쾌한 설욕전과 더불어 우승까지 차지,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신진서 9단의 세계 메이저 대회 우승컵은 7개로 늘었다.

이에 이창호 9단은 관록으로 맞설 태세다. 무엇보다 명인전과 이창호 9단의 인연이 각별하다. 지금까지 이창호 9단이 명인전에서 수집한 우승컵만 총 13개로, 최다 우승자다. 이번 ‘제47기 명인전’에서도 치열한 예선전을 통과했고 본선 16강에선 요즘 최고 상승세인 김정현(33·10위) 9단마저 꺾고 일찌감치 8강에 안착했다. ‘제47기 명인전’ 성적표만 따질 경우, 이창호 9단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세계 바둑계에선 비교 불가인 총 17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보유 중인 이창호 9단에겐 야박한 진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성기에선 한참 벗어난 50대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까지 고려하면 눈에 띄는 족적이다. 다른 기전에 비해 여유로운 명인전 대국 규정(본선 제한시간 각자 100분, 초읽기 1분 3회)도 이창호 9단에겐 긍정적이다.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우승상금 7,000만 원) 8강(승자조) 진출 기사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치열한 접전도 예고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우승상금 7,000만 원) 8강(승자조) 진출 기사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치열한 접전도 예고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국내 여자바둑계의 투톱인 김은지(17·32위) 9단과 최정(28·35위) 9단의 8강전도 볼거리다. 김은지 9단은 요즘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다. 8월 여자 바둑 랭킹에서 128개월 연속 지존 자리를 지켰던 최정 9단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최근 관심을 모았던 ‘2024 닥터지(Dr.G) 여자최고기사결정전’(우승상금 4,000만 원, 3번기·3판2선승제)에서 최정 9단에게 1국을 먼저 가져갔지만 2, 3국을 잇따라 내주면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상승세는 여전하다. 현재 진행 중인 ‘2024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우승상금 5,500만 원) 전반기에만 7전 전승으로 마감한 데 이어 지난 20일엔 ‘2024 중국여자갑조리그’(우승상금 60만 위안, 약 1억1,300만 원)에선 중국 여자 랭킹 1위인 위즈잉(27) 9단까지 제압했다. 김은지 9단의 이런 기세가 이번 ‘제47기 명인전’ 8강에서 맞붙게 될 변상일(27·4위) 9단에게 얼마나 통할지 관심사다. 변상일 9단은 세계 메이저 대회인 ‘제14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우승상금 약 1억9,000만 원) 타이틀을 보유한 최정상급 기사다. 특히 변상일 9단은 직전인 ‘제46기 명인전’에서 신진서 9단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준우승에 그치면서 명인전에 대한 갈증 또한 남다른 상태다. 상대 전적에선 변상일 9단이 김은지 9단에게 2전 2승으로 앞서 있다.

최정 9단과 박정환(31·2위) 9단의 충돌 역시 이번 ‘제47기 명인전’ 8강에서 눈여겨볼 만한 진검승부다. 최정 9단은 10년 이상 국내 여자바둑계의 절대권력으로 군림하면서 세계 여자 반상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강자다. 특히 2년 전엔 세계 메이저 대회로 열렸던 ‘제2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대회’(우승상금 3억 원)에서 준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당시 신진서 9단에게 패하면서 우승컵을 내줬지만 세계 메이저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기사가 결승전에 진출한 전대미문의 화려한 이력도 남겼다. 최근엔 다소 부진한 모습도 보였지만 ‘2024 닥터지배’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세간의 염려도 희석시켰다. 이에 맞설 박정환 9단의 경우엔 신진서 9단의 출몰 이전까지 2010년대 K바둑을 책임졌던 간판스타다. 박정환 9단이 지금까지 세계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한 우승트로피도 5개다. 일각에선 예전에 ‘무결점 바둑’으로 일컬어졌던 파괴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아쉬움도 나타내고 있지만 올해에만 ‘제29회 기왕전’과 ‘제15회 춘란배’ 대회에서 각각 8강에 진출, 초일류 기사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도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제47기 명인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K바둑 채널에서 명인전을 해설 중인 백홍석(38) 9단은 “신예 선수들이 본선에선 다소 아쉬운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도 “이번 명인전 8강전은 모두 재미있는 대진으로 짜이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허재경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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