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8일 ‘6년간 42만7,000호’라는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연평균 7만1,000호씩 공급하겠다는 것으로, 매년 일산 (경기 고양시) 규모의 신도시가 수도권에 하나씩 생길 정도로 많은 물량이라 보면 된다.
인구 감소 시대에 왜 주택공급에 매진할까? 이유는 명확하다. 인구는 감소하지만, 가구 수는 2039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국 기준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지만, 서울ㆍ수도권은 여전히 90%대로 주택이 부족하다.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친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양질의 주택을 원하고 있다. 직장과 가까운 곳, 아이 학교와 가까운 곳,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한 도심에 양질의 주택이 더 많이 공급되기를 원한다. 정부는 이 수요에 부응해 국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공급 대책을 마련했다.
방향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첫째, 선호도가 높은 도심 정비사업은 속도전으로 전개한다. 통상 안전진단부터 입주까지 15년 걸리던 재건축 사업을 9년 내외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계획과 정비계획,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통합 처리할 수 있도록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원 특례법' 제정을 추진하고,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하락 등에 따른 분쟁으로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공공 지원을 강화한다.
둘째, 미래세대를 위해 서울과 인근의 그린벨트 등을 활용해 8만 호를 신규 공급한다. 저출생의 가장 큰 요인이 높은 주택가격이라는 조사가 있다. 집값이 가장 비싼 서울의 출산율이 전국 최하위인 점이 많은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안타깝게도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에서 대규모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땅은 많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해 서울시와 함께 국가적 위기인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보존가치가 낮은 곳 중심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해 청년·신혼부부 등 미래세대에 주거 희망을 안겨드리려 한다.
셋째, 국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비아파트 공급을 정상화한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비아파트 공급이 과거의 26%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민간의 공급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에서 신축매입약정 주택을 내년까지 11만 호 이상 공급한다. 특히 서울은 비아파트 공급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제한으로 공급한다. 수요자는 공공임대라서 전세사기 걱정 없고, 공급자는 공공에서 매입해주니 미분양 걱정이 없어 주거 복지와 주택공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일석이조 정책이다.
정부 정책은 무엇보다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이 원하는 주택이 넘치도록 공급될 수 있게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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