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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결과에 대비하는 호주

입력
2024.08.30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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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오세아니아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호주에 판매할 핵추진 잠수함과 동급인 미주리호를 배경으로 앤서니 앨버니지(왼쪽)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함께 호주·영국·미국 3국 군사동맹 오커스(AUKUS)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3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호주에 판매할 핵추진 잠수함과 동급인 미주리호를 배경으로 앤서니 앨버니지(왼쪽) 호주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함께 호주·영국·미국 3국 군사동맹 오커스(AUKUS)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11월 미 대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 중 누가 승리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해리스 행정부는 현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큰 바, 각국은 트럼프 집권이 가져올 미국 외교·안보 노선 변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호주도 예외는 아닌데, 트럼프 1기 초기에 양국 관계가 삐걱거렸던 경험이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당시 호주는 양자 난민교환협정 이행을 촉구하였고, 미국은 호주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인상을 계획하여 양국이 서로를 불편하게 하였다.

트럼프 재집권 시 호주의 우려는 보수적인 미국 공화당과 호주 노동당 중국 정책의 상충이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 기간, 앞서 언급한 초기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정책과 호주 자유당/국민당 보수연합 정권의 반중 정서가 양국 관계 밀착을 이끌었다. 하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미국의 대중 압박이 더 견고해질 것인데 자유당보다는 중국에 유화적인 호주 노동당 정부가 이에 전적으로 동참할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케빈 러드' 주미 호주 대사와 트럼프 후보와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다. 러드 대사가 대사 임명 전까지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비난했고, 트럼프 후보도 러드 대사를 혹평하면서 "계속 적대적이라면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호주 정부의 공식 입장은 트럼프 2기가 출범하여도 러드 대사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진 사퇴 형식으로 러드 대사를 교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호주는 트럼프의 미국이 '호주-영국-미국 안보협정(AUKUS)'을 파기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호주에 대한 잠수함 판매가 시작될 2030년대에 미국 해군의 잠수함 규모는 역사상 최저점으로 줄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정부가 맺은 협정을 폄하하고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기 위해 재협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 대선거 과정에서 해리스 후보가 AUKUS를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으로 내세운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에 대비하여 호주는 바이든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 의회가 다양한 AUKUS 관련 법안을 제정하도록 물밑 작업 중이다.

아울러, 국제관계를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염두에 두고 선제적으로 호주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다. 호주는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 대비 2%에서 2.4%로 증액할 예정이다. 다양한 역내 안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미국 첨단 무기 구매도 늘리고 있다. 미국의 안보·군사적 이익 실현에 선제적으로 협력하고 AUKUS 이행을 받아내는 '주고받기식' 전략을 펼치려는 것이다.


박재적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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