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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사설 도박은 불법이다. 정부가 허가한 도박장만 합법이다. 정부가 도박을 합법화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중독성이 매우 심하다. 도박중독자의 뇌는 전두엽이 얇고 보상회로가 활성화돼 있다. 이런 뇌 구조에서는 잃은 것을 만회하려는 ‘추격 베팅’ 현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사람의 도박 장면만으로도 보상회로가 활성화한다. 그래서 도박을 무조건 금기하면 풍선효과(어떤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만 나타난다. 오히려 합법적 도박 공간을 개설하고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둘째, 도박에 ‘죄악세’를 부과하기 위해서다. 죄악세는 도박, 술, 담배 등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재화의 매매를 자제시키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이다. 그런데 사설 도박에는 죄악세를 부과할 수 없다. 그래서 도박을 법 테두리 안에 가두고 죄악세를 징수한다. 죄악세는 ‘진흥 기금’으로 변해 각종 공익사업에 쓰인다.
스포츠토토의 수익금 전액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배분(국민체육진흥법 제20조)한다. 수익금은 총발매 금액의 30% 정도다. 이를 생활, 학교, 장애인체육, 국제대회 지원 및 스포츠산업 육성 등에 사용한다. 이 중 스포츠산업 육성에 사용하는 수익금이 ‘주최단체 지원금’이다. 프로스포츠협회의 종목별, 팀별로 성과 평가 결과에 따라 분배한다.
2019년 프로야구에 전해진 지원금은 189억 원이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2021년에는 221억 원으로 늘었다가 2024년에는 167억 원으로 줄었다. 배분금액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지원금의 용처도 생각해봐야 한다. 지원금은 프로야구 발전을 위한 공익사업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필요한 사업은 연구·개발(R&D) 투자 및 은퇴선수 생활안정이다. 샐러리캡, 입장료 현실화, 지자체-구단 간 사용료 문제 등이 R&D 분야의 과제다. 하지만 올해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국내 최고 프로스포츠인데도 R&D 전담 조직이 없다. 지원금의 5%만 연구·개발에 투자해도 프로야구가 더 발전할 것임에 자명하다.
은퇴 후 생활안정을 위해 연금 도입도 시급하다. 프로야구 선수는 생애 소득 구조가 일반인과 다르다. 어린 시절부터 운동에 전념하고 대부분 30대 초·중반에 은퇴한다. 운동에만 전념했기에 이직도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에게 연금은 절대적이다.
스포츠로 돈 버는 가장 불확실한 방법은 도박이다. 하지만 수익금을 R&D와 연금에 쓰는 것은 스포츠 발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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