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회생절차협의회 결과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입점 업체들의 연쇄 도산 위기를 불러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에 대해 법원이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체에 맡겨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하기보다, 법원이 신속히 기업회생(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안병욱 회생법원장)는 30일 티메프, 채권자협의회, 정부∙공공기관 등이 참석한 2차 회생절차 협의회를 비공개로 열었다. 협의회는 강제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채무자들이 채권자들과 자율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ARS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티메프는 이날 기업 한 곳으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측에선 회생계획안의 채권자 동의 및 법원 인가 절차 전에 인수합병(M&A)을 하는 '인가 전 M&A'라면 투자를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티메프의 부외부채(회계장부에 미기록된 채무)가 단절되고, 회사에 대한 객관적 가치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협의회 직후 취재진에게 "국내 사모펀드 두 곳이 자금을 함께 출자해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쳤다"면서 "아직 돌발 채무들이 많을 수 있는 문제 때문에 티메프에 실제로 어떤 채무∙채권 관계가 있는지 파악된 후 구체적인 투자금액 등을 산정하겠다고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채권자 측 요구로 참석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두 회사 합병을 통해 만들겠다고 한 신규플랫폼(KCCW) 출범 계획을 재차 설명했다. 기존 티메프 판매자들을 옮겨와 판매 재개를 독려하는 동시에, 2027년까지 KCCW의 상장 또는 매각을 진행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전망은 밝지 않다. 구조조정 담당임원(CRO)은 이날 "회사 자금수지 상황이 좋지 않고, 자금 유입은 극히 미미한 상황"이라고 협의회에 보고했다. 인수협상 시도에 대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 단계에선 어렵고, 회생절차 개시 이후 이어가자는 입장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채권자 측도 ARS보다는 신속한 회생절차 개시를 위해 기업가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피해판매자 측은 외부 회계법인 조사 결과 자구책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면 곧바로 회생절차를 개시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도 채권자 측과 같은 의견이었다. 재판부는 협의회가 끝난 후 "ARS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개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며 "채권자협의회는 대표채권자를 통해 개시 여부에 대한 의견을 재판부에 제시해달라"고 안내했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달 29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와 ARS를 신청했다.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린 법원은 다음 달 2일까지 ARS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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