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 시승기
도심에선 전기차처럼 탈 수 있어 장점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혁신적…오토 파킹도 눈에 띄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가장 뜨겁다. 올해 상반기(1∼6월)만 봐도 소형부터 대형 SUV 중 유일하게 중형만 판매량이 늘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출시된 르노코리아의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그랑 콜레오스)와 KG모빌리티의 액티언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반기 이들의 혈투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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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르노코리아의 부활을 짊어진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를 직접 몰아봤다. 부산 르노코리아 공장을 출발해 통영, 거제까지 약 165㎞ 거리를 달리는 코스였는데 상대적으로 긴 주행 거리를 타 본 덕분에 그랑 콜레오스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랑 콜레오스는 ①테크노 ②아이코닉 ③에스프리 알핀 3개의 트림으로 구성됐는데 이날 시승한 차량은 에스프리 알핀 트림이었다.
프랑스 디자인 감성에 시선 빼앗겨
우선 디자인은 기존 모델들과 비교해 프랑스 감성이 가장 깊게 묻어난다. 중앙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패턴으로 미려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올해부터 르노코리아 차량에 적용된 '로장주'(다이아몬드) 엠블럼은 수입차 브랜드 르노의 DNA를 세련되게 이어받고 있다.
실내로 들어가면 대형 디스플레이 3개가 전면부를 가득 채운 것이 눈에 띈다. 르노코리아는 이를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적용된 '오픈알(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브랜드 최초로 동승석 대시보드에까지 세 개의 12.3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적용됐다. 이 디스플레이는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시킬 수도 있고 필요하면 서로 연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실행 중인 내비게이션을 운전석으로 밀어 보내거나 동승석에서 재생 중인 영상을 가운데 디스플레이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동급 최대 휠베이스..널찍한 실내 공간 장점
다만 누르면 움직이는 버튼을 최소화한 점이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공조 기능 조절이나 오토홀드·통풍시트 작동 등을 모두 디스플레이 메뉴에서 작동해야 하는데 스마트폰 조작처럼 쉽게 돼 있긴 하지만 익숙해지는 데는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넓은 실내 공간도 그랑 콜레오스의 장점으로 꼽힐 만하다. 국내 경쟁 모델 중 가장 긴 휠베이스(축간 거리) 2,820㎜를 갖췄는데 덕분에 2열 공간이 넉넉했다. 1열 좌석을 최대한 뒤로 밀고 2열에 키 180㎝가 넘는 기자가 앉았을 때도 주먹 한두 개 정도 들어갈 공간이 여유롭게 나왔다. 그랑 콜레오스는 경쟁 모델인 쏘렌토나 싼타페보다 전장은 짧지만 휠베이스는 오히려 약간 더 길게 나왔다.
전기차처럼 치고 나가고 엔진이 힘 보태고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마치 전기차처럼 시동을 건 이후에도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이브리드차지만 도심 저속 주행에서는 전기차처럼 배터리 동력으로만 달리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는 도심 주행에 안성맞춤이라 전체 도심 주행거리의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석 클러스터에는 엔진과 전기 중 어떤 동력을 사용하고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도심에서는 전기를 주로 쓰는 것으로 나타나던 계기판 그래픽이 고속이나 언덕길을 오를 때는 엔진 사용 비율이 높아졌다. 하지만 엔진과 전기 사이를 오갈 때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클러스터를 보고 있지 않다면 몸으로 느껴지는 차이는 거의 없었다. 더구나 고속으로 달릴 때는 전기차처럼 순간 가속력을 높이고 엔진이 힘을 보태서 뒤를 밀어주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이 차는 245마력의 경쾌한 파워를 낸다.
승차감과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다. 도로 소음이나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고 승차감도 물렁한 느낌보다는 단단한 느낌에 가까웠지만 진동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넓게 퍼뜨리는 느낌이었다. 그랑 콜레오스에는 엔진, 타이어,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의 반대파를 발생시켜 이를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동급 모델 최초로 들어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알아서 주차해 주는 오토 파킹 기능 놀라워
이날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오토 파킹 시스템이었다. 이는 차를 세울 공간을 지정해주면 알아서 차량이 스스로 페달과 핸들을 조작해 주차를 해주는 기능이었다. 버튼만 누르면 기대 이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주차해서 놀랐다. 국내에서는 일부 고급 수입차에만 탑재된 기능이라고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랑 콜레오스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L)당 15.7㎞지만 시승 주행이 끝나고 확인한 연비는 L당 13.3㎞였다. 이는 여러 주행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스포츠모드를 켜고 고속으로 달리는 등 강도 높게 시험해 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만약 도심에서 출퇴근과 패밀리카 용도로 사용하려는 운전자에게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랑 콜레오스는 가솔린 터보 이륜구동(2WD), 가솔린 터보 사륜구동(4WD), E-테크 하이브리드 등 세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E-테크 하이브리드의 경우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적용되면 3,777만 원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3,888만 원)보다 100만 원 가까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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