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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방중

입력
2024.09.06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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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7~29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이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국가안보보좌관의 방중은 11년 만의 일이다. 29일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저우샤오위와도 별도 회담을 가졌다. 8년 만에 미국의 고위급과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가진 회담이었다. 이번 설리번의 방중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

첫째, 임기 말까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외교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점이다. 중국과 고위급 대화를 유지하면서 양국 외교관계를 관리하려는 결의를 재차 피력했다. 양국 간의 과도한 경쟁이 갈등이나 충돌로 전환·승화하는 불상사를 막자는 점을 새삼 강조했다. 합의 사항은 없지만 대화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게 방문의 목적이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앞으로 페루와 브라질에서 각각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와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 바이든 대통령의 참석 의사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의 개최 희망을 시진핑 주석에게 전했다.

둘째, 남중국해 문제에서 처음으로 동맹과의 공동방위조약으로 중국을 압박한 점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당사국 간에 대화로 해결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필리핀과의 공동방위조약으로 해당 문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중국 측을 압박했다. 조약의 5조, 즉 "태평양 내의 군대, 공공 선박 또는 항공기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한 미국의 방위책임과 의무를 제기한 것이다. 즉, 필리핀의 해경선을 포함한 공공 선박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수수방관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셋째, 미중 전구 사령부(theatre command) 간의 회담 개최에 합의한 점이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사령관과 중국의 남부전구 사령관과의 회담을 뜻한다. 성사되면 첫 사령부 회담이다. 남중국해에 관한 실질적 군사 작전 관계자 간의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넷째, 11월 미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기존의 정책 기조를 계승한다는 점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재임 동안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와 교류한 경력 사실, 그리고 대중국 정책 기조를 숙지한 사실도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고위급 회담에 배석한 미국 측 인사의 면모를 밝힌 점이다. 대부분이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통'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중국어 실력 때문에 회담 내용을 그 자리에서 즉각 교차 검증(cross-check) 및 재확인(double-check)이 가능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우리의 대중국 외교에 주는 교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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