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원 민생지원금 효과 떨어져"
가계부채 증가 속도 "빠르다" 진단
“전체적으로 배추‧무 같은 주요 품목 공급에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간 가격이 뛰었기 때문에 명절 때 확실하게 공급하겠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명절 기간 농산물이든, 수산물이든 애로가 적게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2.0%)에도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추석을 앞두고 물가안정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추석성수품 가격을 고물가 시기 이전인 2021년보다 낮게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최 부총리는 이날 KBS 일요진단 인터뷰에서 소비부진도 하반기 들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소비 부진은 고금리‧고물가가 누적된 영향”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질소득과 임금이 개선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보단 하반기가, 하반기보단 내년에 내수소비 증가율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야당이 추진하는 전 국민 25만 원 지급에 대해선 “일률적인 일회성 지급은 민생지원 효과가 떨어진다”며 “부문별로 진단해 그에 따른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7월 기자간담회에선 “부작용이 우려되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각종 경제현안에 대한 의견도 이날 밝혔다. 최근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서 최 부총리는 “서울·수도권은 올라가고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 때문에 어렵다”며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집값 상승을 느끼는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에 42만7,000호 공급을 최대한 빨리 당기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선 “중앙은행의 통화·신용 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정책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견조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3.50%)하자, 대통령실은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최근 급증한 가계대출 관련해 최 부총리는 “가계대출·부동산대출 증가 속도가 좀 빠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가 속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증가속도를 조절하고 적정한 유동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대책을 마련하고자 시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가채무 증가도 엄격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앞서 6일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한국과 튀르키예만 재정준칙 도입 경험이 없다”며 “국가채무 증가와 중장기적인 재정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선 재정준칙의 조속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묶는 것으로,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논의가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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