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 "일부 단체에서 긍정적 답변"
전공의 근무시간과 수당 등 당근책도 검토
12일 고위당정 통해 협의체 구성 머리 맞대기로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전 여야의정 협의체(협의체)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통일된 협상 창구가 없는 의료 단체 전체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부 의료단체와 함께 추석 연휴 전 협의체를 가동하겠다는 의지다. 일단 대화를 시작해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최소화하고, 다른 의료 단체의 동참까지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의체 가동과 관련 "대표성 있는 의료단체가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부 단체와 함께라도 먼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의료 단체가 어느 정도 이상 참여하기를 기다리기에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여러 경로로 (의료계에) 참여를 부탁드리고 있고, 긍정적 검토를 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 대표는 전날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학년 의대 정원 백지화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15개 의료 단체에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요청’ 공문도 보냈다. 한 대표 최측근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임현택 의협 회장과도 만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의료계의 협의체 참여를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다만 추석 전 일부 의료단체가 합류해 협의체가 가동돼도, 곧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지난 2월 집단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복귀가 필수지만, 전공의를 대표하는 대전협과 의협의 갈등은 악화되고 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임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대전협과 의협 모두를 대화 테이블에 앉히기 어렵다"며 "대화가 통하는 일부 단체라도 우선 함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여당은 의료계를 달랠 '당근책'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의료인들의 현실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추석 연휴 전후 한시적으로 진찰료 등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전공의 근무시간을 낮추고, 월 100만 원 수준의 전공의 수당을 상향할 계획이다. 응급의료 상황에서 의료 사고 책임을 감해주는 특례법도 준비 중이다.
정부·여당은 12일 국회에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참여 여부에 답이 없어 의료체계 관련 고위당정 협의회를 하려고 한다"며 "정부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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