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역내 증원 위해 소수 인원 파견”
오스틴 장관 “미군 보호·확전 차단 목적”
미국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 조짐이 커지는 중동에 병력을 추가로 보낸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긴장이 커진 중동 지역에 소수 인원을 추가로 보내 역내 미군을 증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전상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증파 규모나 추가 파견 병력의 임무는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국방부 관계자는 뉴욕타임스에 수십 명이 해당 지역에 파견돼 그곳에 머물고 있는 수천 명의 미국인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추가 파병 목적은 현지 미국인 보호와 확전 차단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미군과 인력을 보호하기 위한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이란 등) 지역 행위자가 상황을 악용하거나 분쟁을 확대하는 것을 억제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미 국방부가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 페르시아만 등 중동 역내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 규모는 약 4만 명이다.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이 오만만에 있고, USS 해리 트루먼 항모 전단이 이날 버지니아주(州) 노퍽 해군기지를 떠나 지중해로 출발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저강도’로 유지되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은 지난 17, 18일 이스라엘 측 소행으로 보이는 레바논 내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로 헤즈볼라가 일격을 당한 뒤 급격히 격화했다. 상호 공방이 오가고 특히 헤즈볼라 측 피해자가 급증하며, 2006년 7, 8월 양측 전쟁 뒤 처음으로 전면전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 베카밸리, 바알베크 등에 가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35명과 여성 58명을 포함해 최소 492명이 숨졌다.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레바논인 1,000명 이상, 이스라엘인 150명 사망) 이후 레바논 측 최대 인명 피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11월 대선까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헤즈볼라와 후원 세력 이란의 대(對)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해당 지역 주둔 미군 희생으로 이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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