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착취물 사건이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후,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으로 딥페이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딥페이크 사안의 경우 가해자도 피해자도 10대 비율이 매우 높고, 초중고, 대학, 군대 등 다양한 집단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지인의 사진을 이용한 성착취물을 생성하고 공유하며 신상 정보까지 함께 유포시키는 범죄라는 특징이 있다. 10대 청소년을 키우는 엄마로, 여성 의원으로 상황의 심각성이 와 닿았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하는 젊은 여성들의 목소리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딥페이크 문제에 대하여 21대 국회 때부터 열심히 대응해 온 보좌관의 도움으로 현재 제도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위한 법안들을 마련할 수 있었다.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한 학계의 논의와 현장의 지적들을 정리하여 정부 기관들에 질의했다. 딥페이크 범죄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소극적으로 수사해 온 관행, 낮은 검거율을 지적했고, 법원에서도 관련 범죄를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으로 약하게 처벌을 해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지원센터 운영에 소극적이었고,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삭제요청한 성착취물 중 28%인 26만여 건의 성착취물은 아직까지 삭제되지 않고 있었다. 삭제 관련 업무를 하는 방통위와 방심위가 자율규제라는 명목으로 소극적으로 대응해 온 것도 문제였다.
필요한 입법과제들도 정리하여 여러 법안을 발의하고 추진했다. 딥페이크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처벌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피해확산을 막기 위한 신속한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선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배포할 목적이 입증되지 않으면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해도 처벌되지 않고 영상물을 다운로드하여 소지하거나 구입, 시청하는 행위를 처벌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딥페이크 영상에 대하여 수사기관 삭제 요청이 있는데도 통신사업자가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둔 정보통신망법,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불법촬영물 뿐 아니라 신상정보 게시글도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성폭력피해자보호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경찰에게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확산을 막기 위한 응급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도 그런 고심의 결과였다.
국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딥페이크 문제를 제대로 대응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관련 법안들은 신속하게 논의되었다. 위 법안들 중 성폭력피해자보호법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은 내가 속한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심의했는데 법안심사소위, 전체 회의에서 여야 의원 모두의 합의로 통과되고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언론을 뜨겁게 달군지 한 달여 만의 일이다.
물론 통과된 법만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를 근절시킬 수는 없을 것이고, 앞으로 남은 과제들도 많이 있다. 디지털성범죄가 피해자의 인격을 파괴하고 지속적으로 피해가 재생산될 수 있는 심각한 범죄임을 분명히 하고, 즉각적이고 단호한 대응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입법부 일원으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변화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나의 소명임을 느끼며 보람과 책임감을 느끼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음 법안 통과를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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