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4·10 총선 공천을 앞둔 지난 2월 김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공천 개입엔 선을 그었지만 두 사람이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의혹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영부인이 선거전략 컨설팅을 하는 인물과 총선 공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사실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그제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명씨가 "김해에서 5선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지면 조롱거리가 됩니다"라고 하자, 김 여사는 "단수(공천)는 나 역시 좋지"라며 "기본 전략은 경선이 되어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 후보들을 만나서 설득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명씨는 자신이 돕던 김영선 전 의원이 4·10 총선에서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처지가 되자, 단수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움직이고 있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김 여사는 '경선이 원칙'이라는 원론적 답변을 한 것"이라고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김 전 의원의 컷오프(공천 배제)로 의혹이 완결성이 갖추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 여사가 선거판에 몸을 담고 있는 명씨와 공천과 같은 당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최근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월 전당대회에 앞서 한 유튜브 채널에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한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공격사주' 의혹 실체를 밝히겠다며 감사를 지시한 상태다.
국민은 김 여사 주변에 이러한 문제적 인사들이 많은 것에 대해 궁금해한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해명은 "명씨는 허장성세가 있는 인물", "김 전 행정관은 김 여사와 일면식도 없다"는 것뿐이다. 명씨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인물이었다면, 대선 이후 거리를 두어야 했다. 김 전 행정관과 같은 인사가 어떻게 대통령실에 채용됐는지도 상세히 밝혀야 한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정에도 국민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에서도 대국민 사과뿐 아니라 장기간 소록도 봉사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싸늘한 여론을 감안한 것이다. 김 여사가 국정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용산만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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