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우리 권리" 이란 공격 방침 재확인
레바논·가자지구도 포격… "확전 결심 확실"
"미국에 '핵시설 공격 않겠다' 확답도 안 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5일(현지시간) 대(對)이란 보복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1일 자국 영토에 탄도미사일 최소 181기를 퍼부은 이란을 겨냥한 대응 공격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확한 보복 시점 및 강도는 여전히 미지수다. 강경한 네타냐후 총리는 작전 계획을 핵심 우방인 미국에도 알리지 않는 등 사실상 '통제 불능'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결국 고강도 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IDF "중대한 공격 있을 것"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텔아비브 키리야 군사기지에서 영어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은 공격에 대응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응 자제를 촉구하는 국제사회 요구를 무시하면서 대이란 보복 기조를 재천명한 셈이다.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심각하고 중대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실제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이 이끄는 반(反)미국·반이스라엘 진영 '저항의 축'을 겨냥한 전방위 공세도 이어갔다. 5, 6일 밤사이 IDF 공습이 이어지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곳곳이 불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의료 시설도 예외가 아니어서 5일 기준 레바논 전역에서 직전 72시간 동안 병원 최소 2곳에서 의료진 50여 명이 사망했다는 언론 보도(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나왔다. 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도 폭탄이 떨어져 최소 19명이 사망했고, 중부 지역에는 지난 8월 이후 2개월 만에 첫 대피령이 발령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대규모 공세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싸움을 확대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중동 대부분 지역이 긴장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결정권자는 바이든이 아닌 네타냐후"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대이란 반격 전황도 어둡다.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옵션에는 △석유 생산 시설 △군사 기지 △핵 시설 등이 꼽히는데, 이스라엘이 핵시설 공격도 여지를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CNN방송은 4일 미 국무부 최고위급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로부터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일 "(핵시설 공격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이스라엘이 명확히 자제 신호를 주지 않을 정도로 미국의 통제력이 떨어진 셈이다. 이 관리는 보복 시점과 관련해서도 "(가자지구 전쟁 개전일인) 7일 전후일 듯 하지만 (정확히) 말하기 정말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4일 "나라면 유전 타격이 아닌 대안을 생각하겠다"며 이스라엘에 견제구를 던졌지만 당일 국제 원유가는 0.5~1.0% 상승 마감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석유 시설 타격) 논의 중" 발언 직후 상승폭(5% 이상)보다는 다소 불안이 달래진 양상이었지만, 미국의 공개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못한 것이다.
FT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이스라엘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는 점을 네타냐후 총리가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든 결정하는 것은 바이든이 아닌 네타냐후"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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