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노위 이용우 민주당 의원실 분석
슈퍼컴 5호기 사용률 75% 넘어 포화 임박
고사양·높은 환율에 컴퓨터 값만 800억대
고금리에 리스 방식 구매로 이자 100억 넘어
이용우 의원 "이자 절감할 방법 찾아야"
2027년 가동 예정인 국가기상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에 917억여 원이 투입되고, 그중 100억 원 이상이 이자비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예보 고도화에 필요한 사업이지만 리스(임대)계약 방식으로 구매하는 탓이다. 과도한 이자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위한 총사업비는 1,156억8,000만 원으로 예상된다. 6호기 장비 가액이 813억7,000만 원, 리스 이자가 103억8,000만 원이다. 새 장비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제2전산동 증축에는 별도로 239억3,000만 원이 책정됐다.
기상청 슈퍼컴퓨터의 핵심 역할은 수치예보모델을 가동해 대기 상태 등을 분석,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이다. 2000년 첫 도입 이후 보통 5년 주기로 전체 시스템을 교체해 왔다. 2020년 도입한 5호기도 올해 평균 사용률이 75%를 넘는 등 조기에 시스템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보여 6호기 구축이 시급하다. 기상청은 내년에 6호기 계약을 체결해 2026년 말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2027년부터 시스템 안정성 확인을 위해 5·6호기를 약 1년간 병행 운용할 계획이다.
다만 6호기는 앞서 도입한 1~5호기보다 장비 자체가 비쌀 뿐 아니라 리스에 따른 이자 부담이 예년의 2~3배에 달한다. 4·5호기는 600억 원대였던 반면 6호기 장비 가액은 800억 원대로 올랐다. 차세대 기상·기후모델(AI)을 탑재하면서 5호기보다 5배 이상 전산자원을 갖춘 고사양 모델이 필요하고, 5호기 도입 때보다 원·달러 환율이 16% 정도 올라 불가피하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호기별 구입비/리스비 현황(단위: 원)출처 :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구분 | 1호기 | 2호기 | 3호기 | 4호기 | 5호기 | 6호기 |
구입비용 | 168.6억 | 457.7억 | 532.6억 | 645.1억 | 613.9억 | 813.7억 |
리스비용 | 212.6억 | 516.8억 | 568.9억 | 680.8억 | 647.9억 | 917.5억 |
수수료 (수수료비율) |
44억 (26%) |
59.1억 (13%) |
36.6억 (6.8%) |
35.7억 (5.5%) |
34억 (5.5%) |
103.8억 (13%) |
그러나 '직접 구매' 대신 리스회사를 끼고 5년 동안 대금을 나눠 내는 '리스 방식' 계약에 이자비용만 100억 원이 넘는 만큼 혈세 부담을 줄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호기 이자는 34억~59억 원이었다. 기상청은 "슈퍼컴퓨터를 교체해도 기관 전체 예산에 큰 증감이 없는 균등한 집행을 위해 리스 구매 방식을 택했으며, 최근 높은 금리 영향으로 부담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용우 의원은 "기상예보 발전을 위한 슈퍼컴퓨터 필요성은 재고 여지가 없으나 예산 안정성을 이유로 리스 이자 104억 원 지출을 택하는 기상청의 행정편의주의적 태도는 지적받아 마땅하다"며 "치솟는 물가와 환율이 원인이라면 향후에도 새 슈퍼컴퓨터를 살 때마다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이니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6호기 시스템을 구축하는 약 2년 동안 분할상환하는 방식 등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냐는 지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하락 추세라 내년 계약 시점에 지금 가정한 이율(5.2%)보다 낮은 3%대로 떨어질 경우 이자 부담이 60억 원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면서 "(원금) 조기상환을 통해 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예산 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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