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씨, 창원 제2국가산단 정보 등 이권개입 의혹도
공천 개입 물증 공개 안 하고 말 바꾸기 등 신빙성 의문
김건희 여사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에 있는 명태균씨 한마디에 정국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대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자택에서 명씨와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선 이후에도 그가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을 이어가면서 공천은 물론 이권 사업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다만 명씨가 의혹의 실체를 확인할 결정적 물증을 공개하지 않은 채 말 바꾸기까지 하고 있어, 검찰 수사를 의식한 허장성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한국일보 취재와 명씨의 언론 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부부는 2022년 3월 대선을 8개월 앞둔 2021년 7월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명씨와 만났다. 대통령실은 당시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씨를 데리고 왔고, 대선 경선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명씨가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2022년 재보선과 지난 4월 총선 당시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씨가 김 여사와 대화를 이어갔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실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이 김 전 의원 불법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지만, 명씨와 김 여사의 친분 관계까지 수사망을 넓힐지 불확실하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명씨의 이권개입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채널A 인터뷰에서 "2022년 10월, 11월에 있었던 일에 대해 명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지난해 3월 발표됐던 창원 제2국가산단 지정 지역을 명씨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외비였던 개발 호재를 사전에 알고, 김 전 의원 측에 보도자료 배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명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3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다는 부분도 석연치 않은 지점이다. 일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여론조사 의혹 관련 사건을 수사4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명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선 때 여론조사 보고서, 견적서를 들고 서울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권 내부를 중심으로 명씨 발언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의구심도 이어진다. 대선 직전 윤 대통령 부부와 맺었던 친분을 검찰 수사 때문에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명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나를 구속하면)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일 텐데 감당되겠나"라고 주장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농담이었다"고 말을 바꿨다.
명씨를 둘러싼 풀리지 않는 의혹들은 여권의 최대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당장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인 강혜경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김 전 의원과 명씨 사이에서 공천 관련 실무 작업을 했던 강씨 증언 내용에 따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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