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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불각서'까지 쓰며 여론조사 비용 돌려막기... 명태균 지시 여부와 목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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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불각서'까지 쓰며 여론조사 비용 돌려막기... 명태균 지시 여부와 목적은

입력
2024.11.22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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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강혜경 명의' 수천만원 보증 정황 포착
자금난 가중된 미래한국연구소... 배경 조사
대선 '무상' 여론조사 관련성 등도 살펴볼 듯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창원=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창원=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지목된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조사 수행 업체 측에 대금 지불각서를 쓰면서까지 '돌려막기식' 운영을 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은 명씨가 정계 유력 인사들을 위한 자체 미공표 여론조사들을 무리하게 지시하면서 미래한국연구소 자금난을 가중시켰고, 이를 해결하려 '공천 장사'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명씨는 자금난에 대한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여전히 자신은 연구소와 무관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 자금 흐름 등 증거들을 토대로 명씨 주장을 검증할 방침이다.

2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미래한국연구소가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 측에 여론조사를 맡기며 제때 대금을 치르지 않아 미수금이 쌓였고, 직원 명의로 수천만 원 상당의 대금에 대해 지불각서를 썼다'는 취지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보증을 선 직원은 연구소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 강혜경씨로 알려졌다.

2018년 설립된 미래한국연구소와 PNR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식 신고가 되지도 않았고 문자나 전화 조사를 위한 회선 구축도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PNR 측에 ①공표용 조사를 의뢰하거나 ②미공표 자체 조사(연구소가 직접 진행)를 위한 회선을 빌려 쓰고 대가로 ①대금을 지급하거나 ②사용권 충전비용을 냈다. 연구소 측에선 강씨가 PNR과의 업무 연락을 도맡았다고 한다.

PNR과 연구소 간 거래 비용은 '명씨가 2022년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위해 무상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의혹과 맞닿아 있다. 앞서 강씨는 "81차례 미공표·공표조사를 하며 3억7,500만 원이 들었는데, 명씨는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비용을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세비 일부를 받는 것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대체했다는 취지다.

검찰은 최근 강씨·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명씨를 여러 차례 소환조사하면서 여론조사 비용 가액 등에 대해서도 캐물었는데, 서로 다른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강씨와 김 전 소장은 '명씨가 대선 여론조사를 포함해 여러 유력 정치인들에게 제대로 비용을 받지 않은 채 여론조사를 지시했다'는 입장이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같은 해 6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을 거치면서 연구소가 PNR 측에 치러야 할 비용은 점점 불어났지만, 그만큼의 수입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듬해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출마를 희망한 예비후보 2명(배모씨, 이모씨)에게서 공천 대가로 금액을 받았다는 의혹 역시 누적된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명씨는 검찰 조사에서 '연구소 자금난은 내 탓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도 자신이 따온 '2022년 대선 허경영 캠프의 광고'를 들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광고는 "안녕하세요? 허경영입니다"라는 음성으로 시작하는 투표 독려 캠페인인데 명씨 자신이 허 캠프에서 두 건의 시행권을 따내와 PNR과 수익금 1억2,000만 원을 절반(6,000만 원)씩 나눠 가졌고, 이 돈으로 연구소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논리다. 비공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 충분한 돈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허경영 광고 수주' 전에도 미수금이 쌓인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PNR 측이 미수금을 납부하라며 광고비 절반을 곧장 지급하지 않다가, 연구소 측의 간청에 지급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대선 이후에도 차도가 없자 강씨가 미수금 수천만 원에 대한 지급 보증을 섰고, 여전히 일부 미수금이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엇갈리는 진술의 진위 확인을 위해 검찰은 조만간 PNR 대표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부를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달 1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PNR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A씨의 업무용 PC 등을 확보했다.

창원= 강지수 기자
창원= 정준기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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