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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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통합정부’가 통치를 시작한 지 100일이 지났다. 최근 남아공의 한 조사에 따르면, 남아공 국민의 58%는 ‘국가통합정부가 기대 이상으로 국가를 잘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통합정부에 대한 남아공 국민들의 높은 지지는 거시경제 지표에도 잘 나타난다. 남아공 화폐인 ‘랜드’화는 달러에 비해 0.44% 상승했고, 요하네스버그 증권거래소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JP모건도 남아공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남아공의 새로운 실험인 국가통합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델이 될 수 있을까?
남아공의 국가통합정부는 10개 정당이 참여하는 최초의 연합정부다. 남아공 민주화 이전 아파르트헤이트 시기에는 국민당이, 민주화 이후에는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단일 정당으로 정부를 구성했다. 지난 5월 말 국회의원선거에서 ANC는 총 400석 중 159석을 확보, 30년 만에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상실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획득한 민주동맹(DA)과 8개의 소수정당을 포괄하는 연합정부를 구성해 연임에 성공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통합정부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 토지 개혁, 인프라 개발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남아공의 정치 안정과 경제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 최초 연합정부의 내각은 32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ANC 출신은 20명, DA 출신은 6명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6명은 소수 정당에 배정됐다. 연합정부 내 제1당인 ANC는 재무부와 국방부, 외교부 장관을, DA는 내무부와 농무부, 공공사업부, 교육부 장관을 차지했다.
라마포사의 국가통합정부는 이미 개혁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내무부는 비자 업무 효율성을 높여 비자 신청 잔여 건수를 약 30만 건에서 10만 건으로 줄였다. 이러한 조치로 남아공 기업들은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들을 좀 더 신속하게 고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빈곤한 농촌 지역에 인터넷 접속을 확대하고 사용하지 않는 국유지를 매각하는 등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국가통합정부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현 내각의 응집성이 낮기 때문이다. DA는 ANC가 추진하는 국가 건강 보험 도입을 반대하고, ANC 내부에는 이 새로운 실험이 실패하기를 원하는 세력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의 국가통합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에 절실히 필요한 경제 번영과 정치 안정의 모델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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