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에 '금융지원의향서' 발급에 지적 나오자
한수원 "수출 사업에 의향서 발급은 관례"라 설명
국감서 황주호 사장 "원전 한 기 자금 필요성 물어"
기존 '관례' 설명과 달리 '원포인트 지원' 취지 발언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4일 전남 나주빛가람혁신도시 한국전력공사 본사에서 열린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나주=뉴스1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4일 국정감사에서 체코 정부에 새 원자력 발전소 두 기 중 한 기에 대한 금융 지원 필요성을 물었고 아직은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체코 원전 입찰 과정에서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금융지원의향서(Letter of Interest, LOI)를 발급한 건 대규모 인프라 수출에서는 통상 '관례'일 뿐 체코 원전 계약을 따기 위한 '원포인트 금융 지원 제안'은 아니라는 기존 한수원 측 설명과 큰 차이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황 사장에게 "체코 원전 수주는 대박이 아니라 쪽박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보고서, 팀코리아 프로젝트를 보면 원전 수주의 초점은 금융 지원에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수은)과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는 원전 입찰 과정에서 체코 정부에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LOI를 발급했고, 체코 정부는 금융 지원의 구체적 내용을 묻기도 했다(한국일보 10월 11일 자 17면).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5, 6호기를 짓는 데 5호기 사업비는 자체 자금으로 해결했지만 6호기 건설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6호기 짓는 돈을 한수원 등 한국 측에서 지원해주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은 대규모 인프라 수출 사업에서는 통상 수은 등을 통해 금융 지원안을 보내는 게 관례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날 국감에서 황 사장은 '기존 관례'라는 입장보다는 체코 정부에 6호기 건설비 금융지원 의향을 직접 물었다는 설명을 앞세웠다. 황 사장은 "5호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체코 정부가 하는 게 맞다"면서 "6호기는 혹시라도 자금이 필요하지 않느냐 물어봤는데 아직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황 사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상황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그는 "(체코 정부의) 요청이 있다면 우리 수출입금융(수출입은행) 등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며 "어떤 사업을 하건 금융은 이자가 생기고 수익이 생기는 곳에는 투자를 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실제 체코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기 시작한 2016년 재원 조달 지원을 요청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이 역시 그동안 "체코 정부 측에서 금융 지원 가능한지 여부를 물어온 적이 없다"는 정부 측 입장하고는 다르다.
한수원은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 웨스팅하우스와 분쟁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황 사장은 이날 원전 수출 과정에서 미국과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점도 사실상 시인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원전 수출할 때마다 웨스팅하우스에 부탁해서 웨스팅하우스가 신고하거나 승인받거나 이런 절차는 꼭 거쳐야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술과) 원천 기술로서 연결이 돼 있다"며 "현재 절차대로 하면 그렇게 간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번처럼 웨스팅하우스가 딴지 걸 때 끌려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혹시 미국 정부 하고 관련해서 우리가 웨스팅하우스 관련된 기술은 신고해서 의무 면제받을 수 있는 협상이 가능한 건가"라고 질의하자 황 사장은 "그것은 진행을 해 봐야 알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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