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펜타닐 패치 초과 사용 755명
부프레노르핀 패치 초과 처방은 4893명
서영석 "사용기간 반영 안 되는 시스템 한계"
경북에 거주하는 30세 남성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의원 한 곳을 22회 내원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패치 440매를 처방받았다. 1매를 3일간 사용할 수 있어 440매는 3년 7개월분이다.
광주의 32세 여성도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펜타닐 패치 처방을 위해 의원 25곳을 총 65회 찾아갔다. 이 여성에게 처방된 펜타닐 패치는 무려 960매. 7년 10개월간 붙일 수 있는 분량이다.
말기 암환자 등이 극심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100배 강력한 진통성과 함께 근육경직, 호흡곤란 같은 치명적 부작용이 생기는 의료용 마약류다. 미국은 10~40대 사망원인 1위일 정도로 펜타닐 중독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다. 국내에서도 환자 한 명에게 수천 장을 처방한 의사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등 오남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과다 처방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시스템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마약성 패치제 초과 사용 현황'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755명이 펜타닐 패치를 연간 사용한도인 122매(1매당 3일) 넘게 처방받았다. 초과 사용자 1인당 평균 처방 매수는 2021년 215매, 2022년 200매, 지난해 188매였다.
같은 기간 역시 마약성 진통제인 부프레노르핀 패치를 초과 처방받은 환자는 4,893명으로 더 많다. 부프레노르핀 패치의 연간 사용한도는 52매(1매당 7일)다.
서 의원은 이 같은 과다 처방이 가능한 이유로 심평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의 기술적 한계를 지목했다. 의약품 1회 투여량과 투여 횟수, 총 투여 일수만 입력하는 방식이라 마약성 진통제처럼 사용기간이 정해진 경우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중복 처방을 점검해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시스템 개선과 점검 의무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과의 연계 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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