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지만
최근 5년간 고발·수사의뢰 17건 불과
한병도 "선관위, 무사안일 행정의 전형"
지난 4월에 치러진 22대 총선 당시 발송된 불법 문자메시지가 36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대 총선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정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내린 처벌(수사의뢰 이상)은 1건에 불과해, 이에 대한 적극적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선관위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공직선거법 위반 선거운동 문자 발송 현황'에 따르면, 22대 총선 당시 발송된 불법 문자메시지는 368만739건으로 나타났다. 방대한 양의 메시지는 59개 전화번호 회선에서 보내졌다. 전화번호당 평균 6만2,385건의 불법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는 얘기다. 해당 자료는 신고를 통해 선관위가 확인한 규모로, 실제 불법 문자메시지는 더 많을 수 있다. 선거법에서는 자동 동보통신(문자 발송 프로그램)을 이용한 문자 발송 횟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전화번호와 발송일 등의 사항을 선관위에 사전 신고하지 않으면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22대 총선 당시 발송된 불법 문자메시지 규모는 2020년 21대 총선(180만여 건)의 2배가 넘는다. 전화번호당 평균 불법 문자메시지 발송 문자 건수도 21대 총선(3만5,486건) 대비 1.7배 늘었다. 총선, 대선과 비교해 더 많은 후보가 출마한 2022년 8회 지방선거에서는 무려 1,139만1,288건의 불법 문자메시지가 발송됐다.
약한 제재 수위가 불법 문자메시지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총선에서 적발된 59개 전화번호 중 수사의뢰·고발로 수사기관에 통보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모두 경고 등 경징계에 그쳤다. 과태료 부과도 1건으로 30만 원에 그쳤다. 게다가 59건의 회선 중 40건이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이나 400만 원 벌금에 처해지는 '미신고'로 확인됐다.
범위를 최근 5년간 치러진 4번의 전국단위 선거(21대 총선·20대 대선·8회 지선·22대 총선)로 넓혀도 1,699만8,029건의 불법 문자메시지를 보낸 489개 전화번호 회선 중 고발·수사 의뢰는 17건에 불과했다. 솜망방이 제재라는 지적에 선관위는 "선관위 자체 행정처분으로 볼 때 경고 역시 2회 이상 누적 시 수사 의뢰를 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의원은 "불법 선거운동 문자가 무분별하게 발송되며 일상 속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지만 선관위는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고발·수사 의뢰도 얼마든지 가능한 미신고 위반에 대해 단순 경고로 끝내는 것은 위법행위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무사안일 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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