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 도중
'한기호 의원→신원식 안보실장' 문자 포착
한 "텔레그램은 개인 생각...정치적 악마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철 병무청장, 김 장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 뉴스1
국정감사 도중 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자"고 제안하는 문자가 포착돼 파행을 빚었다. 야당은 이를 '신종 북풍몰이'로 규정하며 한 의원 제명과 신 실장 해임을 촉구했고, 여당은 "소설 쓰지 말라"고 반발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 도중 한 의원이 신 실장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한 의원은 텔레그램 대화에서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보냈다. 이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이어 한 의원은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고, 신 실장은 "그렇게 될 것"이라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정감사는 여야 의원의 고성으로 물들었다. 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국방위는 오후 5시 40분쯤 정회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저는 국방위에서 이 회의를 긴급회의로 전환시켜서 결의를 해야 될 사안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한 의원은 "텔레그램은 개인 생각을 전달한 것이지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는 한마디도 못하는 의원들이 국회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악마화하는 것이 가소롭다"고 맞받았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여야 충돌 끝에 국감이 정회된 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이슈를 덮으려고 이제는 ‘전쟁사주’까지 하는 거냐"며 "대한민국 국민을 전쟁의 위협으로 몰고 가는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즉각 전쟁을 조장한 한기호 의원을 제명하고, 대통령실은 신원식 안보실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국방위원들도 기자회견를 열고 "사적인 문자내용을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며, 우리 국방위원을 공격하는 자세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북한의) '영향 공작'(긍정적이고 우호적 생각을 갖도록 유도하는 심리 전술)에 휘둘리고 이용당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적과 아군을 분명히 구분하여 행동해 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자중지란의 공세를 펴는 것을 즐길 대상은 김정은과 푸틴 밖에 더 있겠느냐"며 맞받아쳤다.
이날 오후 9시 2분 쯤 국회 국방위는 국정감사를 재개했으나,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며 '반쪽 감사'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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