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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에 뜬 '수달이 사는 갈대숲'…이 숙소 예약하자 생긴 '착한 변화'

입력
2024.10.31 09: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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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야놀자·제일기획 '애니스테이' 캠페인
수달 등 멸종위기 동물 보호 위해 기부 진행
뻔하지 않고 재미있는 방식의 후원 구상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애니스테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수달 가족이 사는 아늑한 갈대숲 숙소'를 홍보한 모습. 제일기획 제공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애니스테이'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수달 가족이 사는 아늑한 갈대숲 숙소'를 홍보한 모습. 제일기획 제공


숙박 플랫폼 야놀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니 고급 호텔, 리조트를 홍보하는 광고 사이로 '수달 가족이 사는 아늑한 갈대숲 숙소, 1박 2,820원 예약하기'라는 배너가 나왔다. 이 숙박업소에서 제공하는 방은 시티뷰 갈대숲 사이 101호, 리버뷰 갈대숲 아래 102호 두 개로 가격은 각각 2,820원, 2만8,200원이었다.

가격도 저렴한데 '정말 아늑하고 멋진 곳입니다'는 후기 댓글까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이 숙소는 수달 두 마리만 입실 가능하고 인간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결제 버튼 자리에 대신 놓여 있는 '예약으로 후원하기'를 누르자 숙소 예약금 전액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에 사용된다는 안내가 나왔다.

세계자연기금(WWF), 야놀자, 제일기획이 뭉쳐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진행한 이 '애니스테이'(ANISTAY) 캠페인은 터전을 잃고 있는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구상됐다. 다소 무거운 주제이지만 숙박 예약이란 가볍고 친숙한 방식으로 접근하자 관심을 모았다.

캠페인 기간에 10만 명이 수달, 까막딱따구리, 반달가슴곰, 바다거북, 꿀벌 등 국내 멸종위기 동물 다섯 종의 서식지로 꾸민 숙소를 둘러봤다. 실제 이 동물들이 사는 곳에 가거나 묵을 수는 없지만 취지에 뜻을 함께한 이들이 후원에 나섰다. 숙소 예약금은 전 세계 멸종위기 동물이 282종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냈다.


실제 잘 수 없어도, 숙소 둘러본 10만 명


세계자연기금(WWF), 숙박 플랫폼 야놀자, 제일기획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해 기획한 '애니스테이' 캠페인. 제일기획 제공

세계자연기금(WWF), 숙박 플랫폼 야놀자, 제일기획이 멸종위기 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해 기획한 '애니스테이' 캠페인. 제일기획 제공


애니스테이는 지난해 10월 WWF가 한국 지사 설립 10주년을 맞아 대중 캠페인을 제일기획에 의뢰하면서 시작했다. 제일기획이 뻔하지 않고 재미있는 기부 방식을 고민하다 내놓은 게 숙박 예약 콘셉트였다.

동물 보호에 관심이 적은 사람에겐 자칫 거부감을 부를 수 있는 기부를 상업 광고 노하우를 바탕으로 쉽게 풀어낸 것이다. WWF와 제일기획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은 야놀자도 다양한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동물 숙소가 나오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애니스테이 캠페인으로 멸종위기 동물의 서식지 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에 우리 산과 바다가 야생 동물의 소중한 서식지임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여가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WWF와 제일기획이 힘을 합친 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해양수산부와 함께 펼쳤던 수산자원 보호 캠페인 '치어럽'이 대표적이다. 이 캠페인은 국내 수산자원 고갈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치어(어린 물고기) 남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됐다. '치어를 사랑하자'(Love), '치어를 키우자'(up)는 의미를 담은 치어럽 손목 밴드를 제작·배포해 자연스럽게 치어 보호의 필요성을 알렸다.

2021년엔 세계 참치의 날(매년 5월 2일)을 맞아 '튜네이도'(Tuna+Tornado) 캠페인을 진행했다. 가로 81m, 세로 20m 크기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초대형 광고판에 등장한 초대형 참치떼는 '당신의 관심이 참치의 미래를 풍요롭게 합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어획·유통한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 참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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