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음란물 유포죄로만 재판 넘겨
광고비 전달 등 관리자 역할로 판단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등 불법 성인영상물 유통 사이트를 운영해 온 중국인 남성에 대해 검찰이 음란물 유포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건 맞지만, 딥페이크 영상물 등이 해당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3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1부(부장 김지혜)는 전날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혐의로 30대 중국인 A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불법 성인영상물 유포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이트에선 총 1만4,500여 개의 불법 영상이 유통됐고, 여기엔 여성 연예인 13명의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 20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5개, 불법 촬영물 20개 등이 포함됐다.
당초 경찰은 A씨에게 청소년성보호법(영리 목적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 및 성폭력처벌법(영리 목적 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 등의 반포 등)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이달 초 구속 송치했다. 딥페이크를 이용해 만든 불법 영상물을 유통한 경우, 특별법을 적용해 가중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 끝에 A씨에게 딥페이크 및 성착취물 유포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했다. A씨가 본인의 사이트에서 딥페이크를 비롯한 허위영상물이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의 유통 사실을 인지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검찰은 전체 음란물 중 딥페이크의 비중이 매우 적고, 직접 영상을 재생하지 않으면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로 게시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영상 제목과 섬네일(대표 이미지)만으로는 딥페이크 등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A씨가 광고 수익 전달, 사이트 도메인 구매 등 단순 관리자 역할을 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실제 A씨는 해당 사이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 등의 광고를 게시하는 대가로 약 1억4,000만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은 중국에 있는 걸로 추정되는 A씨의 공범들과 불법 성영상물 시청자들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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