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곳곳 극단적 이상기후 속출
스페인 동남부서 최소 62명 사망
후지산 강설, 기록 이래 가장 늦어
"기후변화 여파 점점 강해져" 우려
지구 곳곳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1년치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며 60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통상 10월 초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일본 후지산에는 아직까지도 첫눈 소식이 없다. 1894년 공식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늦은 강설이다.
"벽 무너지고 차 쓸려 내려가"
스페인 폭우 구조 작업은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구조 당국은 전날 동남부 지역에 쏟아진 강우 관련 구조활동을 이날까지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발렌시아 지역 사망자 수는 이날 아침 51명으로 집계됐다가 추가 수색이 이어지며 오후에 62명으로 상향조정됐다. 중부 내륙 지역에서도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실종자도 속출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TV 연설에서 "스페인 전체가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여러분을 돕는 것으로, 우리는 이 비극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는 그쳤지만 아직까지도 홍수 탓에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이 남아 있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삽시간에 인명을 앗아간 이날 폭우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CNN방송은 "일부 지역에서는 단 몇 시간 만에 300㎜에 달하는 폭우가 퍼부었다"며 "진흙탕물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벽이 무너지고, 주차된 차들이 쓸려 내려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발렌시아에서는 1년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비가 8시간 만에 쏟아졌다"며 "1996년 87명이 숨진 스페인 북부 홍수 이후 최대 피해"라고 설명했다.
이상고온에 후지산 눈 실종
일본 역시 극단적 이상기후를 겪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평균적으로 10월 2일에 눈이 쌓이기 시작하는 후지산에 30일까지도 강설 예보가 없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간 눈 소식이 가장 늦었던 해는 10월 26일 첫눈이 내린 1995, 2016년이었다. 일본 기상당국은 올여름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이 후지산 인근 야마나시현 고후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를 극단 현상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CNN방송은 "화석연료 오염으로 인해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더 심해지고 빈번해지고 있다"며 "스페인 동남부 일부 지역은 주말까지 폭우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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