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홍준표 등 "대통령, 소통과 국정쇄신 필요"
박근혜 탄핵 되풀이될라...야당 공세와는 선 그어
한동훈, 대통령실에 尹 시정연설 참석 물밑 건의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두고 공천개입 의혹과 지지율 폭락으로 리더십 위기를 맞자 여권에서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다만 야권의 탄핵 공세에는 철저히 선을 그으며 반격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트라우마'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국회 시정연설에 윤 대통령이 참석해야 한다며 물밑에서 건의했다. 쇄신을 밀어붙일 명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홍준표 등 "대통령, 소통과 국정쇄신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소속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 임기 후반기 성공적 국정수행을 위해 국민과의 소통과 국정쇄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협의회는 “가감 없는 국민의 의견을 전해드리고자 한다”며 윤 대통령의 민심 통로가 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동시에 협의회는 한 대표를 향한 견제구로 “패권싸움으로 비춰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 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국민의힘 상임고문 9명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 목소리를 잘 경청해 판단해 달라"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한 대표에게도 "당내 화합과 대야 투쟁에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안철수(4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제안했다. 또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설치만으로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여야 합의로 ‘독소조항’을 제거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총체적 위기에 대통령이 국회에 와서 국민 앞에 직접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고 의회의 협력을 구하는 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것보다 더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 어디 있느냐”면서 “야당이 고함을 지르고 막말을 퍼붓더라도 진지하게 시정연설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탄핵 되풀이될라...야당 공세와는 선 그어
이처럼 윤 대통령을 향한 불만을 쏟아내면서도 야당이 요구하는 탄핵에는 적극 맞섰다. 탄핵 추진이 자칫 당정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야당의 전날 대규모 장외집회에 대해 “특검은 구호였을 뿐 목적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 하나였음을 전 국민이 안다”며 “여론전으로 사법부를 압박할 게 아니라면 원내 1당과 거리로 나갈 이유가 없다”고 날을 세웠다. 여권의 쇄신 목소리와 달리 야당의 요구는 이재명 대표 방탄이라는 불순한 의도가 섞여 있다는 주장이다.
조해진 전 의원은 전날 집회 참석자 수가 예상보다 적었다고 지적하며 “(민심은) 윤 대통령이 아무리 싫어도 이재명이 대안은 아니며, 이재명 집권의 길을 열어주는 탄핵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정 관계든 영부인 문제든 대통령이 사사로운 감정과 협량한 안목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않고 보통의 국민처럼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믿음이 올 때 여론은 돌아설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동훈, 尹에 시정연설 참석 물밑 건의..4일 국정 전면쇄신 요구할 듯
한 대표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대화가 담긴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 공개 이후 나흘째 공개 발언을 삼갔다. 친한동훈계 의원은 본보에 “대통령실이 주도적으로 설명하고 쇄신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인적 쇄신과 활동 자제 등 구체적 쇄신안을 제시하자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보이며 당정 갈등으로 비화된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대표는 주말 동안 대통령실에 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참석을 건의하고,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바삐 움직였다. 한 대표는 이르면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전면쇄신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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