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D-1]
선거전 막판 더 거칠어진 트럼프 언사
해리스, 블루월 미시간서 ‘통합’ 메시지
11·5 미국 대선 직전 일요일인 3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조적인 선거전 막판 유세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선거인단이 많은 경합주(州) 3곳을 분주하게 돌며 거친 말들을 쏟아 냈다. 반면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 격전지 미시간주를 찾은 해리스는 ‘통합’ 메시지를 발신하며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청년·아랍계 유권자에게 구애했다.
트럼프는 이날 첫 유세지인 펜실베이니아 리티츠에서 자신을 둘러싼 방탄 유리 패널에 대해 불평하던 중 취재진을 지목하며 “여기 유리가 있다. 그것 너머에 있는 것은 가짜 뉴스”라며 “누군가가 나를 (총으로) 맞히려면 (연단 앞쪽의) 가짜 뉴스(취재진)를 거쳐 가도록 총을 쏴야 할 텐데, 나는 크게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근래 며칠간 써 왔던 폭력적 언사가 더 격화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미국 주류 언론을 ‘가짜 뉴스’로 부르며 적대감을 드러내 왔다.
2020년 대선 결과 불복 이후 입에 달고 사는 ‘선거 사기’를 재차 거론하기도 했다. “그들(민주당)은 이 망할 것(선거)을 훔치려 정말 열심히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과격한 표현이다.
‘해리스 심판론’ 역시 난폭했다. “이번 선거는 지금 같은 무능과 실패의 4년을 더 보낼 것인지 아니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며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멍청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 킨스턴과 조지아 메이컨에서 유세 연설을 했는데, 이날 순회한 3개 주에서 이겨 선거인단을 모두 챙기면 대선 승리에 필요한 숫자를 채울 수 있다.
해리스는 북부 경합주 미시간을 누비며 핵심 지지층을 집중 공략했다. 이날 처음 찾은 곳은 미시간 최대 도시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였다. 그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신은 우리를 위한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를 치유하고 하나의 국가로 모으는 계획, 자유를 위한 계획, 기회를 위한 계획, 정의를 위한 계획”이라며 “계획을 믿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방문 뒤에는 흑인 소유 상점이 많은 디트로이트 리버누아 지역과 인근 도시 폰티액의 이발소 등을 거쳐 이스트랜싱의 미시간주립대에서 유세를 계속했다. 초점을 맞춘 주제는 좌우로 분열된 미국의 통합이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해리스는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트럼프의 ‘내부의 적’ 발언을 의식한 언급으로 해석됐다.
그는 아울러 “대통령이 된다면 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도 했다. 청년과 아랍계 유권자 무마 시도다. 미시간은 미국에서 아랍계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주민의 2.4%가 아랍계·무슬림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