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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장외 집회 민주당, 제1당의 마땅한 자세인가

입력
2024.11.11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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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9일 서울 시내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9일 서울 시내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시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숭례문 앞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열었다. 지난 2일 집회에 이어 오는 16일에도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4개 야당과 공동 주최하는 3차 집회를 예고하는 등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내년도 나라 살림살이를 결정하는 예산정국에 돌입한 상황에서 주말마다 대규모 장외집회에 당력을 쏟아붓는 게 제1당의 마땅한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대표는 그제 집회에서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구한 것은 바로 민중과 국민, 우리 자신이었다.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탄핵'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집회에 참여한 군소야당 지도부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과 정권 퇴진을 외쳤다. 김 여사 특검법 수용 촉구를 명분 삼아 시작된 장외집회가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통령 탄핵은 엄격한 법적 요건과 절차에 따라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고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서 의석수를 앞세운 야권이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정파를 뛰어넘는 민심의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지난달부터 "롱패딩을 준비하겠다"며 장외집회 장기화를 예고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건으로 1심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 대표 선고와 무관하다지만 재판부 압박과 동시에 유죄 가능성에 대비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속내일 것이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고자 한다면 틈만 나면 정부와 사법부 압박을 위해 거리로 나가려고만 해선 안 된다. 국민이 우려하는 김 여사 문제와 고물가 등 민생 해결을 위해 국회에서 정부·여당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견제하면서 야당의 본분을 다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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